종말시계 100초 '초록 지구'..붉은 행성 향해 '이주 꿈'을 쏘다

입력 2021. 2. 2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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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 확산·기후변화 등 원인
생명의 별 지구 인류멸망 위기
'행성 이주' 선택 아닌 필수 인식
60년대 첫 탐사선 발사 이래
美·소련 각축 속 끝없는 도전
UAE·中 합류속 '생명흔적 찾기'
미 플로리다주에서 지난해 7월 미국 화성 탐사선 퍼서비어런스호가 발사되고 있다. [로이터]
아랍권 최초의 화성 탐사선 ‘아말’이 지난 9일 화성에 접근해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EPA]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거리에서 한 시민이 화성 탐사선 아말호의 화성 궤도 진입 성공에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

기후 변화로 인해 시베리아에 유례 없는 포근한 날씨가 나타나고, 온대 지방에선 생각지도 못했던 북극 한파가 기습적으로 휘몰아친다. 화학물질 남용, 과잉 생산과 무분별한 소비로 늘어나는 쓰레기더미에 지구 전역은 몸살을 앓는다. 원자력 발전소와 같은 문명의 이기는 지구의 까만 밤을 대낮처럼 밝혀주지만, 수백 년이 걸려도 없어지지 않을 방사능 폐기물을 끝없이 배출한다. 지구 전체를 날려버릴 가공할 만한 핵무기는 버튼만 누르면 언제든 발사될 태세를 갖춘 지 오래다.

태양계에서 유독 아름답고 강한 생명력을 뽐내왔던 푸른색의 지구가 위기를 맞고 있다.

인류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구종말시계에서 종말까지 남은 시간은 단 100초뿐이다. 미국 핵과학자회(BAS)가 매년 초 발표하는 이 시계는 지난 2019년 종말까지 2분을 남겨뒀으나, 지난해 20초를 더 전진해 단 100초만을 남겨뒀다. 지난 1월 발표된 올해 지구종말시계는 다행히도 지난해와 같은 100초 선을 유지했다.

BAS는 지구 멸망을 위협하는 중대 요소로 핵무기와 기후 변화를 꼽았다. 이들에 따르면 세계에는 현재 1만3000여개의 핵무기가 여전히 존재하고, 핵 보유국들은 핵전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핵 군축 협상은 답보 상태여서 시간이 갈수록 핵전쟁 가능성은 점증하고 있다.

▶100초 남은 지구종말시계…위기의 지구=아직도 화성으로 갈 바엔 차라리 ‘붉은 죽음의 땅’으로 불리는 사하라사막에 거주하는 게 낫다는 게 지구인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지구멸망시계가 100초가 아닌 수 초를 남겨둔 시점이라면 지구 밖 이주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수 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에서 비롯된 우주 탐사는 달 착륙부터 시작해 탐사선을 태양계의 끄트머리까지 보내는 데 성공했다. 또 화성에 탐사로버를 착륙시켜 수십억 바이트의 탐사 정보를 전송받기에 이르렀다. 파란 지구의 종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경고등이 점멸하는 가운데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붉은 화성을 향한 인류의 구애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구와 가까울 땐 5600만㎞, 멀 땐 4억100만㎞ 떨어진 화성에 닿으려는 인류의 노력은 태곳적부터 계속돼 왔다. 인류는 1960년대 화성 탐사선을 처음 발사한 이래 60여년 간 화성 도전의 역사를 써내려왔다. 공교롭게도 2월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미국의 화성 탐사선이 모두 화성에 도달하면서 지구인들의 화성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된 상태다.

UAE의 ‘아말(희망을 뜻하는 아랍어)’호는 지난 9일 화성 궤도에 진입했고, 중국의 ‘톈원 1호’는 10일, 미국의 ‘퍼서비어런스’는 18일 각각 궤도에 진입했다.

궤도 진입에 성공한 아말은 화성 시각으로 1년(687일)간 55시간마다 한 차례씩 화성을 공전하면서 상·하층부 대기 측정과 화성 표면 관측 및 촬영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톈원 1호는 향후 약 3개월간 궤도를 돌며 화성 탐사 임무를 수행하고, 착륙 예정지역의 지형을 분석할 예정이다. 이어 오는 5~6월 소행성 등과의 충돌로 형성된 충돌 분지 중 태양계 최대 규모로 평가되는 ‘유토피아 평원’에 착륙할 예정이다.

퍼서비어런스는 궤도 진입 당일 대기권 진입, 하강, 착륙 등 까다로운 과정을 모두 통과해 화성의 고대 삼각주로 추정되는 ‘예제로 크레이터’에 안착했다.

▶화성 착륙한 탐사선, 물과 생명체 흔적 탐사에 ‘올인’=밤하늘에 붉게 빛나 ‘죽음의 행성’으로 불렸던 화성에 유독 인류가 주목하는 이유는 생명체가 존재하거나, 존재했을 가능성 때문이다. 그간의 탐사 활동으로 화성에 한때 물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가 탐지된 것이다. 최근 화성에 착륙한 탐사로버의 최우선 임무 역시 물과 생명의 흔적을 찾는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5번째 화성 탐사로버인 퍼서비어런스는 화성에 존재했을지도 모를 고대 생명체 흔적을 찾고 지구로 가져올 토양·암석 샘플을 채취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착륙 장소인 예제로 크레이터는 30억~40억년 전 강물이 흘러들던 삼각주로 추정돼 유기 분자와 기타 미생물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각국의 화성 탐사 경쟁이 불붙은 건 미국과 소련 간 냉전이 한창이던 1960년대 무렵이다. 화성 근접비행에 처음 성공한 우주선은 1964년 11월 발사된 미국의 마리너 4호, 화성 궤도에 처음 진입(1971년)한 우주선 역시 미국의 마리너 9호로, 결과는 미국의 압도적 승리였다. 화성에 최초 착륙(1975년)한 우주선도 미국의 바이킹 1호, 착륙 후 최초 탐사 활동(1997년) 역시 미국의 탐사로버 소저너(1997년)였다. 2003년 탐사로버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는 화성에 한때 물이 있었다는 증거를 찾아내 전 지구를 흥분시켰다.

향후 주목할 점은 지금까지 각국 정부가 주도했던 우주 탐사 프로젝트에 민간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민간 최초로 우주 정거장에 유인 우주선을 보내는 데 성공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오는 2026년까지 화성에 인간을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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