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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금지 위반 우려"..'의사면허 취소법' 법사위 못 넘었다

남수현 입력 2021. 02. 2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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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법사위원장(가운데)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간사(왼쪽), 김도읍 국민의힘 간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대한의사협회가 ‘총파업’까지 경고하며 반발한 일명 ‘의사면허 취소법’(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법사위는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전날 처리하지 못한 법안들을 의결했다. 이날 최대 쟁점 법안으로 꼽혔던 의료법 개정안은 법사위를 통과할 경우 같은 날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수정이 필요하다”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강한 반대로 법사위 전체회의에 계류됐다.


野 “의사면허 취소법, 과잉금지 원칙 위반”
논란이 된 의료법 개정안은 업무상 과실치사·과실치상을 제외한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고, 최대 5년까지 면허 재교부를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현행법에 따르면 의료인은 의료관계법을 위반했을 때만 면허가 취소되는데, 다른 범죄와 관련해서도 면허를 박탈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미 변호사·공인회계사 등 다른 전문직은 범죄에 구분 없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경우 자격이 박탈된다.

이날 법사위에서는 의료법 개정안이 의사들의 헌법상 기본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할 것을 우려하는 야당 의원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살인, 강도 등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은 범죄에 대해서는 물론 면허를 취소해야겠지만, 교통사고 등 직무 연관성이 없는 범죄로 의사 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2000년 의료법 개정으로 의사에 대한 면허 취소 사유가 대폭 좁아진 사실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여당 시절 규제를 완화해준 것이고 그게 맞는 건데, 왜 갑자기 거꾸로 가는 것인가. 의료인들 범죄가 갑자기 늘었나”라고 반문했다. 윤 의원은 “변호사, 세무사와 의료인은 다르기 때문에 결격 사유를 광범위하게 하면 안 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례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與 “누가 성범죄 의사 진료 받고 싶겠나”
반대로 여당 의원들은 국민들이 의사에게 기대하는 윤리 수준이 높다고 주장하며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강제추행·성폭행 등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사들이 1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그쳤던 과거 사례들을 열거하며 “국민은 이런 사람들은 진료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정안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도 “의사는 사람의 신체와 생명을 다루는 직업으로, 고도의 전문 기술 뿐 아니라 윤리성과 도덕성도 갖춰야 한다”며 “심지어 공인중개사도 같은 (면허 취소) 규정이 있다. (취소 사유가) 해당 직무와 연관성이 있어야만 한다는 논리는 안 맞는다”고 말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어떤 국민이 성범죄를 저지른 의사한테 진료를 받고 싶겠느냐. 이런 법을 바꾸는 건 상식”이라며 “그리고 이 법은 면허를 영구히 정지하거나 취소하는 게 아니라 결격기간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야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자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양당 간사와 협의한 결과,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전체회의에 계류하고 수정 내용을 정리해서 다음 위원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며 의료법 개정안을 전체회의에 계류시키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특별법’ 등 통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감염병 관리에 관한 여러 신설 조항을 포함하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개정안’과 광주 지역 현안 법안인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특별법 개정안’은 일부 조항을 수정한 뒤 통과됐다.

당초 복지위를 통과한 감염병 예방 및 관리법 개정안에는 ‘감염병과 관련하여 거짓으로 확인된 정보를 유포하는 것을 금지하고 위반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으나, ‘거짓 정보’를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배석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을 향해 “‘거짓’이라는 것은 모호한 단어여서 이를 형사 처벌 근거로 삼는 예가 없다”(유상범 의원), “거짓 정보는 주관적이다.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법이라 논의가 더 필요하다”(윤한홍 의원) 등의 취지로 발언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여당 의원들도 크게 반대하지 않으면서 해당 조항을 삭제한 뒤 통과시키는 것으로 합의됐다.

광주 아시아문화원의 주요 사업을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으로 이관하는 내용 등이 담긴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특별법 개정안’은 “채용 특혜가 될 수 있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따라 국가 공무원으로 채용할 수 있다는 특례 조항은 삭제하고, 아시아문화재단의 정원 내에서 고용을 승계한다는 조항만 남기는 방향으로 조율됐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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