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도망간 장수 오세훈"에 오 "공약 정리도 안된 나경원"

칭찬 시간에 오 "4선의 관록"했지만 나, 시간조절 실패로 오세훈만 못 해
오신환·조은희 공약 두고 충돌.."실현 가능 충분"vs"자꾸 희망고문 말라"

오신환(왼쪽부터), 조은희, 나경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DDMC에서 열린 채널A 서울시장 TV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2.26/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최동현 기자,유경선 기자 =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4인은 26일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주최한 합동토론에서 격돌했다. 내달 4일 후보 확정까지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예비후보 간 신경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나경원 예비후보와 오세훈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 생중계된 TV토론에서 수 차례 의견 대립을 보였다.

나 예비후보는 자신에게 '강경보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단일화가 어렵다' 등의 비판을 한 오 예비후보를 향해 "도망간 장수가 싸우는 장수에게 나무라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했다.

나 예비후보는 "오 예비후보가 저보고 강경보수라고 이분법적으로 말하는 데 저는 보수정치인으로 철학과 신념은 원칙에 가깝지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을 준비가 돼 있는 사람"이라며 "낡은 이분법적 사고로 묶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했다.

오 예비후보는 "문재인 정권이 폭주하고 있기 때문에 싸울 땐 싸워야지만 '나는 보수다, 중도는 의미 없다'거나 '짜장면 짬뽕 섞으면 아무 맛도 안 난다'고 말하지 않았냐"며 '중도층 마음을 잡아야 하는 데 그런 말을 했기 때문에 그런 표현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두 예비후보는 공약과 관련해서도 신경전을 벌였다. 오 예비후보가 "서울시 청렴도 순위가 1등이던게 (박원순 전 시장 이후) 떨어졌는데, 향상 방안이 무엇이냐"고 묻자, 나 예비후보는 "오세훈 예비후보가 시장 시절 공무원 청렴도는 올라갔지만 서울시장에 대한 공무원들의 만족도는 높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오 예비후보가 "청렴도 향상 방안을 말해달라"고 했음에도 나 예비후보가 말을 이어가자 "그만하시라"며 말을 끊었다. 오 예비후보는 "질문을 했는데 다른 말을 하는 거 보니 (청렴도 향상 방안에 대해) 나 예비후보는 정리가 안 된 거로 보인다"고 했다.

서로 칭찬하는 시간에는 나 예비후보가 시간 분배에 실패하며 오세훈 예비후보만 칭찬을 못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 예비후보는 "나 예비후보는 4선 의원 출신으로 작년에 대여강경 투쟁하며 정말 고생 많았다"며 "그 관록으로 깊이도 있어지고 식견도 굉장히 넓어진 것 같아 든든한 동료라고 생각한다"고 나 예비후보를 칭찬했다.

오신환·조은희 후보는 공약을 두고 맞붙었다. 조 예비후보가 "저의 반값 재산세 공약이 포퓰리즘이냐"고 묻자, 오 예비후보는 "권한과 법을 넘어선다"고 했다.

그러자 조 예비후보는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없다고 하면 도대체 서울시장을 왜 바꾸는 것이냐"며 "저는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적인 방법이 있어야 미래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 공약은 모두 실현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 예비후보는 "제가 볼 때는 현실 가능하지 않은 것을 자꾸 주장만 하는 거 같다"며 "시민들을 상대로 자꾸 희망고문을 하지 말라"고 했다.

줄곧 신경전을 벌이던 네 예비후보는 교육 정책을 위해서는 서울시장과 서울시교육감을 '러닝메이트제'로 뽑아야 한다는 것에 의견일치를 보였다.

네 예비후보의 토론은 오는 3월1일 한 차례 더 진행된다. 이후 같은달 2일과 3일 100% 일반시민여론조사를 실시해 4일 후보를 발표한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