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전문가 "국내 코로나 상황 '바싹 마른 겨울 장작' 같아..잘 관리했지만 위기"

고재원 기자 2021. 2. 26.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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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일반인들은 백신을 맞으면 모든 게 정리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는 것은 백신들의 생존 전략이 바뀌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내 몇 안되는 바이러스 전문가인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는 26일 '코로나19 4차 대유행 전조인가'를 주제로 열린 '제22차 한국과총∙의학한림원∙과학기술한림원 온라인 공동포럼'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들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발견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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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과총∙의학한림원∙과학기술한림원 온라인 공동포럼..항체양성률 낮고 변이 겹치면 확산 걷잡을 수 없어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유튜브 캡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일반인들은 백신을 맞으면 모든 게 정리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는 것은 백신들의 생존 전략이 바뀌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내 몇 안되는 바이러스 전문가인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는 26일 ‘코로나19 4차 대유행 전조인가'를 주제로 열린 ‘제22차 한국과총∙의학한림원∙과학기술한림원 온라인 공동포럼’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들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발견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정 교수는 이날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유행에 관한 이해’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정 교수는 “현재 보고 있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는 실제 존재하는 것에 대한 일부일 뿐”이라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수 많은 요인들을 통해 변이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의 면역 수준과 치료에 쓰이는 치료제 종류에 따라 바이러스가 어떻게 변이가 진행될 지 모른다는 것이다. 심지어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전략에도 바이러스의 변이가 영향을 받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백신 또한 마찬가지 요소”라며 “백신 접종은 바이러스 변이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국가별로 시차가 벌어지는, 특정 단백질 중심의 백신은 바이러스 변이에 매우 큰 영향으로 작용해 새로운 대유행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정 교수는 “바이러스가 자체적 병독성보다는 감염력이 큰 바이러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변이 바이러스 지속 출현에 대응하는 백신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국내 코로나19 상황을 ‘바싹 마른 가을 혹은 겨울 장작’에 가깝다고 묘사했다. 작은 불씨만 있어도 언제든지 큰 불로 번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정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주요 지역 향체 양성률은 10% 정도인데, 국내 코로나19 항체 양성률을 보면 0.3%에서 1.03%을 넘어가지 않는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입장에서는 한국 전체가 바싹 마른 가을 혹은 겨울 장작과 같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어 “한국이 코로나19를 매우 잘 관리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매우 위기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코로나19의 역학’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집단감염 원인과 전파특성에 대한 분석이 미비하다보니 온 사회를 다 규제를 하는 마구잡이식 규제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코로나19 대규모 집단감염이 지속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 관련된 분석이 미비하다”며 “집단감염이 쉽게 일어나는 집단에 대한 관리가 발견 후 사후조치 하는 식에 머물러 있다”고 꼬집었다. 천 교수는 코로나19 대규모 집단감염에 대한 감시 강화와 조기 발견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가 26일 ‘제22차 한국과총∙의학한림원∙과학기술한림원 온라인 공동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신형식 을지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의 ‘코로나19 조절 가능한 질병인가’를 주제로 한 발표와 함께 황응수 서울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와 백경란 성균관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 이상일 울산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이영완 한국과학기자협회장(조선일보 과학전문기자)이 참여하는 패널토론도 진행됐다.

이영완 회장은 “전문가들이 차분하게 혹은 집중적으로 우리의 현실에 대해 진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확진자 추이 뿐 아니라 최근 국내 코로나19 동향 변화, 변이 바이러스 변화에 대한 최신 연구가 차분하게 전달되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전문가들을 만날 때마다 지식보다는 지혜를 달라고 많이 말씀드리고 있다”며 “단순한 과학적 사실 말고 모든 사회경제적 요인들을 감안해 일반인이 지킬수 있는 방역대책은 무엇인지 전문가들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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