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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소 분리 세계적 추세 아니다" 대검 간부부터 일선 검사까지 지적

이상무 입력 2021. 02. 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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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국회 요구에 따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법안과 관련한 일선 검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시작하자, 대검찰청 간부를 비롯해 일선 검사들의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수사와 기소 분리가 세계적인 추세"라는 정치권 주장에 대해 "오히려 검사가 수사단계부터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게 대세다. 해외 제도를 전체적으로 보지 않고 의미를 왜곡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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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승모 대검 국제담당관 "해외 제도 의미 왜곡 안돼" 
차호동 검사 "검찰 수사 개입 오히려 강해지고 있어"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뉴스1

법무부가 국회 요구에 따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법안과 관련한 일선 검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시작하자, 대검찰청 간부를 비롯해 일선 검사들의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수사와 기소 분리가 세계적인 추세"라는 정치권 주장에 대해 "오히려 검사가 수사단계부터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게 대세다. 해외 제도를 전체적으로 보지 않고 의미를 왜곡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구승모 대검 국제협력담당관은 이날 오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주요 각국 검찰의 중대범죄 수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구 담당관은 주요국 사례를 하나하나 짚으며 사실상 수사와 기소가 완벽히 분리된 국가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 담당관은 "미국은 연방 차원의 중대 사건에서 연방검사가 수사개시 결정권한을 갖고 처음부터 긴밀히 협의하면서 수사를 진행한다"며 "영국의 중대범죄수사청은 복잡한 경제범죄, 뇌물 및 부패사건은 검사와 수사관이 수사와 기소를 통합시킨다"고 설명했다.

구 담당관은 "대륙법계인 독일은 검사가 수사의 주재자로서 모든 사건의 수사개시권, 지휘권, 종결권을 지닌다"며 "일본은 부패범죄, 기업범죄, 탈세금융범죄 등은 특별수사부 3곳, 특별형사부 10곳의 검사가 직접 수사한다"고 적었다. 구 담당관은 이를 근거로 "정확하지 않은 사실에 기초해 (국회에서) 국가 형사사법제도 개정을 성급히 결정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일선 검사의 반발도 있었다. 차호동 대구지검 검사도 이날 이프로스에 글을 올리고 구 담당관과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했다. 차 검사는 '수사와 공소의 분리가 세계적 추세, 아닙니다'라는 글을 통해 "수사와 공소의 분리는 그 자체로 모순 개념"이며 "검찰이 직접 인지해 개시하는 '수사'만 수사이고 공소제기를 위해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은 '수사'가 아니라고 인식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차 검사는 구체적으로 유엔마약범죄사무소가 2014년 발간한 형사사법 핸드북 시리즈의 번역문을 제시했다. 해당 번역문에는 '오늘날 대다수 국가에선 초기부터 검찰이 수사에 개입하는 경향이 매우 강해지고 있으며 특히 사기와 부패범죄 등 복잡한 사건에서 두드러진다' '수사 단계에서 검찰이 아무 역할을 하지 않은 태국은 문제가 생겼고 정교하고 복잡한 신종범죄(돈세탁, 마약범죄, 인신매매범죄)가 늘어났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차 검사는 끝으로 "유엔의 또다른 결의안에도 '국가는 검사들이 어떠한 위협, 장애, 괴롭힘 또는 부적절한 방해와 개입 또는 정당하지 않은 민형사상 또는 기타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채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써있다"며 "유엔 제13차 범죄방지 및 형사사법 총회에서 채택한 도하선언문에서도 '범죄수사가 부당하고 부적절하게 정치적이고 당파적으로 이용되는 경우 시민 권리와 법 앞에서의 평등을 황폐화시킬 것'이라고 써있다"고 강조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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