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3일만에 첫 백신 접종..일상복귀 희망 속 순조롭게 진행(종합2보)

이상휼 기자,김평석 기자,강대한 기자,박세진 기자 입력 2021. 2. 26. 19:11 수정 2021. 2. 27.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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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마포구 백신접종 참관 "수고했습니다"
"약간 울렁거렸으나 곧 괜찮아져" "독감 접종 비슷해"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보건소를 방문해 이정선 시립서부노인전문요양센터 작업치료사의 접종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2021.2.2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전국종합=뉴스1) 이상휼 기자,김평석 기자,강대한 기자,박세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6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403일 만이다.

정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우선 접종대상은 만65세 미만의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약 29만명이다.

이날 하루 동안 전국 213개 요양시설의 입소자 및 종사자 5266명과 292개 요양병원내 입원‧종사자 등 1만6000여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접종을 받았다.

각 지역보건소 첫 예방접종자들의 표정은 두려움보다는 일상 복귀를 바라는 희망과 염원이 가득했다.

이날 포항에서는 50대 여성이 백신 접종 후 어지러움 등의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단순 두통이라는 진단을 받는 등 아직까지 우려했던 부작용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전국 요양시설 입소자·종사자 등 1만6000명 접종…순조롭게 진행

서울 노원구 상계요양원 요양보호사 이경순씨(61)는 "감사하고 영광"이라며 "지금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될까봐 긴장되고 걱정도 됐는데 주사를 맞고 나니 안심이 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도 서울 마포구 보건소 백신 접종 현장을 참관했다.

이곳 1호 접종자인 김윤태 넥슨어린이재활병원장(60)은 "안 아프게 놔주세요"라고 말했고, 간호사는 "약간 따끔해요"라고 신호를 주며 김 원장의 왼쪽 팔에 접종했다. 바로 뒤에서 이를 지켜보던 문재인 대통령은 간호사에게 "수고했습니다"라고 격려했다.

성동구보건소 첫 접종자인 요양보호사 황인혜씨(56)는 접종 후 "어르신을 돌보는 입장에서 주위에 피해를 끼칠까 늘 노심초사했다"며 "필수노동자 요양보호사에 먼저 접종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백신 부작용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다"며 "접종 이후 아무 일 없이 지내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중랑구보건소 첫 접종자인 요양보호사 이순단씨(63)는 "매체에서 부작용 이야기가 나와 걱정도 했으나 맞아보니 그냥 독감 백신 맞는 정도"라고 말했다.

전남 화순에서는 동면 언도리에 자리한 푸른솔요양병원에서는 암투병 환자 심석기씨(63)가 접종을 받았다. 심씨는 "백신 접종을 맞고 나니 삶의 희망이 더 생깁니다. 사랑하는 가족들 곁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암환자들에 대한 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은 방역당국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서울 도봉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요양병원·요양시설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2021.2.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독감 접종 비슷해, 약간 울렁거리다 괜찮아져"

창원보건소에서는 창원 다솜노임복지센터 사무국장이자 방역책임자인 김경숙씨(62·여)가 첫 백신을 맞았다. 9시 이전에 미리 도착한 김씨는 예진부터 했다. 임신, 알레르기 등을 사전에 살펴 기록하는 과정이다.

예진 후 김씨는 백신을 맞았다. 접종 부위가 붓거나 아플 수 있고, 근육통과 발열 등의 증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안내도 받았다.

김씨는 "전혀 아프지 않고요. 작년에 독감예방주사를 맞았는데 느낌이 비슷하네요"라며 "지난 1년 넘는 시간을 돌아보면 긴 터널을 지나온 기분이다. 나부터 백신을 맞고 괜찮아진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편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 도봉구보건소에서는 요양원 원장 김정옥씨(57)가 1호 접종자로 나섰다. 김씨는 접종을 마친 뒤"두려운 마음도 있었다. 백신 접종을 할 때도 약간의 미열이나 울렁거림은 있었다"면서도 "15분 있었더니 괜찮다"고 덧붙였다.

◇암투병 환자들도 접종…"삶의 희망이 더 생긴다"

손병숙 푸른솔요양병원 수간호사는 "유방암, 혈액암, 전립선암, 폐암 등 4명의 환자들이 접종을 했다"며 "항암치료 후 1주일이 지나면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는 방역당국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 접종자로 나선 이 병원 장홍주 원장은 "긴 터널의 끝을 가장 앞에서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면서 "어려운 시기인데 전국적으로 백신 접종이 원만히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 첫 백신 접종자는 광주 광산구 보훈요양원 입소자 정진석씨(58)와 고숙 보훈요양원장(58·여)이다. 정씨와 고씨는 "코로나 때문에 1년 동안 가족들을 못 봤는데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 가족들을 보고 싶다"고 소망했다.

전북 전주역의 대기실에서 열차를 기다리며 대합실 TV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지난 한 해 동안 코로나19 때문에 국민이 모두 고생했는데 백신 접종이 이뤄져서 다행이다"며 "최대한 빨리 접종이 이뤄져 모두가 일상을 회복했으면 한다"고 염원했다.

부산 동구 부산역 대합실에서 만난 정해원씨(54)는 "부산에서 신발사업을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백신을 많이 맞아 우리 사회가 하루빨리 예전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첫 날인 26일 강원 강릉 연세요양병원에서 병원 종사자가 백신을 맞고 있다. (강릉시 제공) 2021.02.26/뉴스1 © News1 김정호 기자

◇"마스크를 쓰지 않는 세상이 다시 왔으면 좋겠다"

어르신들을 돌보는 요양시설 관계자들이 대부분 각 지역보건소의 1호 접종자로 나섰다.

대체로 담담한 얼굴로 접종을 마친 요양시설 관계자들은 정부의 "정부에서 충분히 잘 검토했다고 믿기 때문에 불안하진 않다"며 "이 백신을 맞는 모든 분들께 조속히 백신의 효과가 나타나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파주시의 1호 접종자인 아름다운요양원의 관리이사 최희숙씨(58)는 "백신을 첫 번째로 맞아 뜻깊게 생각한다. 어르신들도 잘 모시고 직원들도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경기지역은 이날부터 18세 이상 1126만1417명이 8~12주의 간격을 두고 1인당 2회씩 백신 접종을 받는다. 이날 도내 요양병원 11곳 1724명, 요양시설 38곳 653명 등 2377명이 접종받는다.

◇분당·목포서 보건소 직원 확진…방역 비상

경기 성남시와 전남 목포시에서 보건소 직원들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현장 최일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보건소 직원들이 확진된 만큼 해당 지자체에서는 백신 접종과 방역활동에 비상이 걸렸다.

성남시 분당구보건소 소속 직원 A씨는 지난 21일 집단감염 사태가 빚어진 요양병원을 점검했는데 이틀 뒤부터 열과 기침 증상이 발현됐다. A씨는 25일 진단검사를 받고 이날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시는 분당구보건소와 보건소 내 선별진료소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또 보건소 직원 등 127명에 대한 진단검사를 실시했고 126명은 음성 판정이 나왔다. 하지만 또다른 직원 B씨가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아 이 보건소 확진자는 2명으로 늘었다.

집단감염 사태가 빚어진 분당구 요양병원에서는 25일 5명의 환자가 추가로 발생했고 누적 확진자는 72명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첫날인 오늘 요양병원 등 병원 2곳에서 790명 가량이 백신을 맞을 예정이지만 분당구보건소 폐쇄로 인해 접종에 차질은 빚어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전남 목포시에서는 하당보건지소 팀장 B씨가 이날 확진됐다.

C씨(전남 853번)와 접촉했던 것으로 조사된 확진자(전남 847번)의 경우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상태다. C씨의 감염에 따라 하당보건지소 직원 19명을 비롯한 135명이 검사를 받았다. 보건지소 직원 등은 자가격리 중이다.

방역당국은 목포시보건소 하당지소를 일시폐쇄하고 소독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목포에서는 요양병원 9곳에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진행된다.

목포시가 26일부터 관내 요양병원 9곳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목포시 제공)2021.2.26/뉴스1

◇일상으로의 복귀 희망…일부에선 "아직 불안" 우려도

반면 "처음이라 아직 불안하다,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해운대구 주민인 김소정씨(25)는 "코로나가 끝나겠지라는 희망이나 기대보다는 우선은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며 "안 맞을 수는 없을 거 같지만 주변 상황이나 먼저 접종을 마친 사람들을 보고 시기를 정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SNS를 통해 "드디어 백신의 시간이다. 백신을 저처럼 오매불망 기다려 온 '세균'도 없을 것"이라며 ""국민께 하루라도 더 빨리 빼앗긴 일상을 돌려드리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야당이 '대통령부터 맞으라'며 불필요한 도발을 일으켜도 1순위 접종 대상자이니 요양병원 입소자 분들의 93.8%가 '백신을 맞겠다'고 동의해줬다"며 "국민의 건강을 정쟁의 도구로 삼으려는 각종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횡행했지만 국민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K방역이 전세계가 부러워하는 표진이 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27일부터는 화이자 접종…방역 최전선 의료진 대상

국제백신공급기구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화이자 백신 5만8500만명분이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27일부터 코로나19 환자 치료 전선에 있는 의료진 약 5만4500명에게 3월20일까지 접종될 예정이다.

중증환자가 많이 방문하는 고위험의료기관과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도 3월초부터 접종을 받는 1순위 대상이다. 정부는 40만명이 넘는 이들에 대한 접종 동의여부를 집계하고 있다. 접종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제품이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장은 “이번에 접종되는 백신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3중의 검증 절차를 거쳐 허가됐거나, 세계보건기구에서 안전·유효성에 대한 검증을 거쳐 사용 승인된 백신"이라며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접종순서에 해당되는 국민은 예방접종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전국 백신 우선 접종대상은 만65세 미만의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약 29만명이다. 정부는 올 가을까지 국민 70% 이상 접종을 완료하고 11월까지 감염확산을 자연스럽게 억제할 수 있는 '집단면역'을 일으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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