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노보가 돌아왔다

2021. 2. 27. 00: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삶과 예술이 이음새 없이 연결된 아티스트 노보의 작품 세계.
「 자유로운 선 」

Q : 회화, 조각, 설치미술 등 매우 다양한 장르를 뛰어넘어 작품마다 노보만의 시각적 언어가 뚜렷해 보인다. 얼핏 단순하고 즉흥적이지만 결과물은 의도한 단순함으로 보이는데

A : 어떤 작품이든 일단 드로잉으로 시작한다. 머릿속에 있는 걸 가시화·명료화하는 시작점이자 설계도인 셈이다. 그런데 드로잉이 점점 더 간략해지고 있다. 아주 간단한, 필요한 선 몇 개만 있으면 바로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구상을 많이 하면 최종 결과물이 안정적으로 나온다. 하지만 내가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건 즉흥적인, 날것 그대로의 감각에 가깝다. 어떤 물건과 동물, 사람, 일상 등이 촉발하는 감정을 그대로 담아내는 것은 즉흥적인 선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작업을 할 때 개입되는 우연성도 즐기는 편이다. 앞으로 표현 방식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겠지만.

Q : 성수동 아틀리에 아키에서 2월 18일부터 3월 27일까지 열리는 기획전 〈제3의 화법〉은 동시대 미술의 지평을 확장하는 1980~1990년대 작가 5인의 그룹전이다. 이번 전시에서 어떤 작품을 소개하나

A :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표현한 정물 작업 ‘Still Life’ 연작을 소개할 예정이다. 오브제처럼 물성이 있는 것이든 음악처럼 무형의 것이든 내가 좋아하는 대상을 오래도록 관찰하고 그와 연관된 이야기와 감정이 켜켜이 담긴 작업이다.

Q : 어떤 문장이나 단어, 물건 이름 등을 나열하거나 이미지에 조합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노보의 작품 세계에서 텍스트는 중요한 요소인가

A : 사실 텍스트라고 의식하며 작업하지는 않는다. 내 작업에서 텍스트는 단어나 문장이기보다 그 자체로 표현하고 싶은 색감, 질감 같은 이미지에 가깝다. 물론 그렇게 그림이나 조각에 표현된 단어는 오랫동안 머릿속에 자리하면서 갖가지 사유를 낳기도 한다. 이를테면 어떤 단어일지 ‘Hope’! 우리는 이 단어를 일상적으로 쉽게 사용하지만 꿈을 위해 진심으로 희망을 품지는 않는 것 같다. 나는 희망이 닿을 수 없는 유토피아처럼 표현되는 게 싫고, 가시화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희망을 그린다.

Q : 전시공간뿐 아니라 SNS와 브랜드와의 협업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유롭게 소통하는 대표 작가다. 당신에게 이런 활동이 갖는 의미는

A : 21세기에 SNS를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일은 피할 수 없을뿐더러 점점 더 생활에 밀착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미술 작품을 실제로 대면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은 분명 모니터 화면 너머에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있다. 그리고 그건 직접 전시장을 찾은 사람만 할 수 있는 체험이다. SNS에서 미술을 즐기되 매체의 특성상 더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도구로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은 많은 아티스트가 더 많은 기회를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하길 바란다. 다만 그 과정에서 지금보다 훨씬 체계적인 시스템이 구축돼야 할 것이다.

Copyright © 엘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