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심이 인간 본성? 그것은 잘못된 통념

이태훈 기자 2021. 2. 27.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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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트허르 브레흐만 지음|조현욱 옮김|인플루엔셜|588쪽|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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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8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덮쳤다. 물도 전기도 없는 미식축구 경기장 ‘수퍼돔’에 2만5000여 명이 대피했다. 미디어엔 살인, 성폭력 등 끔찍한 강력 사건이 잇따랐다. 경찰은 “도시가 무정부 상태”라고 했다. 정말 그랬을까. 수개월 뒤, 당시 수퍼돔 내 사망자 6명 중 4명은 자연사, 1명은 약물, 1명은 자살로 확인됐다. 경찰서장은 성폭행이나 살인은 한 건도 없었다고 인정했다. 뉴올리언스엔 오히려 기적 같은 희망의 이야기가 넘쳐났다.

인간 본성이 이기적·폭력적이라는 믿음은 과학주의와 회의주의의 갑옷을 두른 현대의 신화다.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철저한 취재로 이 신화에 균열을 낸다. 성악설의 증거처럼 거론되는 심리학 실험들의 조작도 폭로한다. 9·11 테러 때 쌍둥이빌딩 계단에서도 침몰하는 타이태닉호 갑판에서도, 통념과 달리 인간은 침착했으며 타인을 돕고 자신을 희생했다. 소설 ‘파리대왕’과 달리, 무인도에 표류한 뒤 서로 돕고 음식을 나눈 남태평양 소년들의 실제 사례는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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