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레터] 책 읽는 재미
책 읽는 재미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에는 주인공 벨이 길을 걸어가며 책을 읽는 장면이 나옵니다. 책에 코를 파묻느라 주위를 살필 겨를이 없는 벨의 모습을 보면서 ‘위험한데’ 눈살 찌푸리기보다는 웃음이 먼저 나왔던 것은 제게도 읽던 책이 너무 재미있어 걸어가면서도 놓을 수 없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스마트폰 들여다보느라 좀비처럼 넋 놓고 다니는 사람들을 풍자한 단어 ‘스몸비(smombie·스마트폰+좀비)’ 이전에 ‘북몸비’가 있었던 셈이지요. 둘 다 위험하긴 매한가지이지만 그래도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북몸비’에겐 어쩐지 너그러워지네요.
영국 일러스트레이터 데비 텅의 카툰 에세이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윌북)의 부제는 ‘책 덕후가 책을 사랑하는 법’입니다. 책벌레 주인공이 서점에서 책을 고르는 과정을 설명하는 장면에서 ‘나도 그런데!’ 했습니다. “먼저 손가락으로 (서가에 꽂힌) 책등을 주르륵 훑어. 그러다 특정한 제목이나 표지가 눈에 띄면 그 책을 뽑아 들고선 뒤표지를 읽는 거야. 두 손을 지그시 누르는 책의 무게가 느껴져. 책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봐. 그리고 그 책과 함께할 모험을 상상해.”
주인공은 “주말에 뭐 하냐?”고 묻는 친구에게 “친구들이랑 놀 거야” 답하고는 혼자 집에 틀어박혀 책을 읽습니다. 거짓말한 거 아니냐고요? “책은 언제든 함께할 수 있는 친구 같아. 책과 함께라면 혼자가 아니야”라는 그에게 책과의 만남보다 더 중요한 선약은 없는 거 아닐까요? 읽고 싶은 책 몇 권과 뜨거운 차 한 잔이면 ‘완벽한 주말’을 누릴 수 있다는 주인공처럼 이번 주말, 책 읽는 재미를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요?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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