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도서관] 달빛 아래, 우리 모두 하나란다
아마도 저 달은
프랜시스 아이브스 글·그림|조결영 옮김|풀빛미디어|32쪽|1만3000원
‘시골 쥐와 서울 쥐’ 이야기의 공간 인식은 지금도 유효하다. 세계 인구 대부분이 도시에 살게 됐어도 여전히 도시는 차갑고 낯선 곳으로, 반대로 시골은 따뜻하고 정겨운 곳으로 묘사되곤 한다.
이 책 역시 그렇게 시작한다. 숲에서 정원을 가꾸며 동물들과 행복하게 살던 주인공 에릭이 겨울을 보내러 엄마와 도시로 온다. 도시는 온통 회색빛이다. 질려버린 에릭이 문득 창 밖에 뜬 달을 발견한다. 숲에서 바라보던 바로 그 달이다. “아마도 저 달은 내가 사랑하는 숲속 친구들도 비추고 있을 거야.”
그렇게 생각하자 마음이 놓인다. 용기를 얻은 에릭은 숲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접어 두고 도시 탐험에 나선다. 정원 가꾸는 법을 알려주며 새 친구들을 사귄다. 친구가 있는 도시는 이제 처음처럼 낯설지 않다.
영국의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도 어려서 시골에서 도시로 이사했다고 한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환경과 사람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한다. 당당하게 빛나는 보름달을 통해 낯선 곳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 긍정과 포용을 형상화했다.
에릭은 달을 바라보며 비록 멀리 있어도 친구들과 연결돼 있음을 확인한다. 연결돼 있다는 느낌은 인간에게 힘과 위로를 준다. 전대미문의 코로나로 각국이 록다운(봉쇄)에 들어갔을 때, 세계인이 고립을 견디는 각자의 방법을 소셜미디어로 공유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수채화 삽화가 차분하면서도 감각적이다. 시골과 도시는 각각 녹색과 회색이 주조를 이루는 공간으로 그려지지만, 모두가 달을 올려다보는 마지막 장면에선 그런 구분이 사라진다. 에릭의 말대로 “숲이든 도시든 상관없이 어둠을 뚫은 달빛이 우리를 하나로 묶고 있기 때문”이다. 채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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