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특별법 국회 통과.. 여야 합작 '선거용 입법'

이상헌,이현우 2021. 2. 27.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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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졸속 입법 논란에도 26일 국회 문턱을 넘었다.

최대 28조원 혈세가 투입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내년 대선 표심을 우려한 여야의 선심성 담합에 의해 석 달 만에 일사천리로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재적 229명 중 찬성 181명, 반대 33명, 기권 15명으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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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 면제·타당성 검사 간소화
28조 사업 석 달 만에 졸속 확정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졸속 입법 논란에도 26일 국회 문턱을 넘었다. 최대 28조원 혈세가 투입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내년 대선 표심을 우려한 여야의 선심성 담합에 의해 석 달 만에 일사천리로 국회를 통과했다. 관련법을 일제히 무력화시킨 채 입지만 가덕도로 확정한 ‘알박기 특별법’에 정부 부처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으나 역부족이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재적 229명 중 찬성 181명, 반대 33명, 기권 15명으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특별법은 동남권신공항 부지를 부산 가덕도로 확정하고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필요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사전타당성조사 간소화 등을 허용토록 했다. 국가의 행정·재정적 지원과 부·울·경이 참여하는 신공항건립추진단 신설 등의 지원 방안도 포함됐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본회의 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안 심의 과정에서 정부 부처가 몇 가지 의견을 제시했지만 국회가 법을 만들면 정부는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며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특별법 통과 직후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희망고문은 끝났다. 가덕도 신공항은 이제는 되돌아갈 수 없는 기정사실로 굳어졌다”며 “부산은 운명을 바꿀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내 가덕도신공항특위 위원장을 맡아 후속조치도 관장키로 했다. 대선을 앞두고 대표적인 ‘이낙연표’ 부산·경남(PK) 정책 성과가 되는 셈이다.

국회는 26일 본회의에서 가덕도신공항 건설 특별법안을 표결해 재석 229명 중 찬성 181명, 반대 33명, 기권 15명으로 통과시켰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 전면 재검토를 권고한 지 102일 만이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17일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 전면 재검토를 권고하자 여야는 경쟁적으로 특별법을 발의했다. 11월 20일 국민의힘 부산지역 의원 전원(15명)이, 11월 26일 한정애 등 민주당 의원 138명이 특별법안을 냈다. 이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에서 환경영향평가 및 예타 면제 조항 등이 지나치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줄다리기가 벌어졌다. 그러나 여당 지도부가 “당의 존폐를 거는 심정”이라며 밀어붙이면서 지난 19일 진통 끝에 국토위를, 25일 법제사법위원회를 각각 통과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법사위 심사 당일인 25일 가덕도 해상을 전격 방문해 공항 예정지를 시찰하며 특별법 통과에 힘을 실었다.

본회의에서 반대 토론에 나선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문 대통령은 선거에만 혈안이 돼 있는 여당 지도부에 신중한 입법을 주문했어야 한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가덕도까지 가서 사전 선거운동 논란을 자처해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8년간의 논의 과정은 파쇄기에 넣어버리고 입지 선정을 법으로 알박기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민주당이 주도하고 국민의힘이 야합해 자행된 입법 농단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정치는 역사를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일제히 졸속 입법이라고 비판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여야가 선거에 휘둘렸다. 가덕도 신공항은 역대 최악의 국책사업으로 기록될 것이다. 10년 넘게 여러 차례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가 있었음에도 절차를 죄다 무시하고 밀어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 국책사업을 정치권이 지방선거 이슈로 끌어들인 건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 추후에 여야를 막론하고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헌 이현우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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