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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했던 울렁거림 증세 없어.. 빨리 마스크 벗었으면"

정필재 입력 2021. 02. 27.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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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이 역력한 50대 여성이 26일 오전 8시59분 서울 도봉구 보건소를 찾았다.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은 팩스기기처럼 생긴 상자에서 유리병을 조심스럽게 꺼내 주삿바늘을 이 여성의 팔에 꽂았다.

서울 도봉구 보건소의 첫 번째 접종자인 김정옥 노아재활요양원장은 "두려운 마음도 있었지만 (마치고 나니) 기쁠 뿐"이라며 "마스크를 벗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보건소를 찾아 코로나19 백신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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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현장 첫날 표정
의료진 "항상 하던 일인데 떨려"
文대통령 마포보건소 찾아 참관
"현장 보니 국민신뢰 받기 충분"
인천 간호사 2명 이상증세 호소
숨차고 혈압 올라 수액 맞고 호전
포항 50대 여성 어지럼증 반응도
文 “대통령은 언제 맞나요”… 鄭청장 “순서가 좀 늦게 오길”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왼쪽)과 함께 서울 마포구보건소를 방문해 이 보건소의 1호 접종자인 김윤태 푸르메 넥슨 어린이재활병원장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긴장감이 역력한 50대 여성이 26일 오전 8시59분 서울 도봉구 보건소를 찾았다.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은 팩스기기처럼 생긴 상자에서 유리병을 조심스럽게 꺼내 주삿바늘을 이 여성의 팔에 꽂았다. 8초 정도가 지나자 의료진은 바늘을 뽑고 “2분 정도 소독솜으로 눌렀다 떼라”고 안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벗어나기 위해 전국에서 일제히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오전 전국 보건소와 요양원에서는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이 동시에 시작됐다. 서울 도봉구 보건소의 첫 번째 접종자인 김정옥 노아재활요양원장은 “두려운 마음도 있었지만 (마치고 나니) 기쁠 뿐”이라며 “마스크를 벗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김 원장은 접종 창구 맞은편 소파에서 15분간 이상반응 여부를 관찰했다. 그는 “독감백신을 맞았을 때도 미열이나 약간의 울렁거림이 있었다”며 “속이 울렁거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괜찮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천에서는 백신을 맞은 40·50대 간호사 2명이 이상 증상을 보였다. 이들은 접종 후 대기실에서 숨이 차고 혈압이 오르며 몸이 저릿저릿한 이상 증상이 발현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수액주사를 맞고 증상이 호전돼 2시간30분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경북 포항에서도 백신 접종을 받은 50대 여성 A씨가 혈압이 오르고 머리가 어지러운 증세를 호소했다. A씨는 30분 이상 혈압이 높게 나타남에 따라 한 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두통약을 처방 받았다.

소수의 이상 증세가 보고됐으나 이날 현장은 대체로 차분했다. 백신에 대한 불안감은 보기 어려웠다. 도봉구 보건소 두 번째 접종자인 오정화씨는 “백신 종류에 따라 예방 효과가 다르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걱정했는데 괜찮다”며 “접종이 시작돼 희망적”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도봉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요양병원·요양시설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첫 백신 접종인만큼 시민과 의료진 모두 긴장감을 숨기지 못했다. 서울 금천구 보건소에서 처음 접종할 예정이었던 요양보호사 류경덕(64)씨는 너무 긴장한 탓에 접종 직전 열이 37.5도까지 올라 잠시 안정을 취했다. 류씨는 “(첫 접종이라) 긴장을 안 할 수 없다”며 “그래도 모두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 따르기로 했다”고 전했다. 광주보훈병원에서 백신 접종을 맡은 이현지(40) 간호사도 “항상 하던 예방접종이지만 코로나19 백신은 첫 접종이라 조금 긴장했다”고 털어놨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보건소를 찾아 코로나19 백신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문 대통령은 오상철 마포보건소장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으로부터 예방접종 계획을 보고받고 참관하면서 “대통령에게는 언제 기회를 줍니까”라고 정 청장에게 물었다. 정 청장은 “순서가 늦게 오시기를…”이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고령층 접종 효과 논란이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피했으면 하는 뜻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질병청은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를 통해 “백신에 대한 불신이 생겨 대통령이 정해진 접종 순서보다 먼저 나서는 상황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는 취지”라고 설명하며 진화했다.

문 대통령은 백신 접종 참관을 마친 뒤 페이스북에 “국민께 일상회복이 멀지 않았다는 희망을 전해드린다”며 “현장의 백신 관리와 보관, 접종 과정은 모든 국민께 신뢰를 주기에 충분했다. 접종 이후의 사후관리도 안심이 된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접종 순서를 앞당기기 위해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예방접종을 받을 경우 2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내용의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정필재·이도형·안승진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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