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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자 삼성 무너뜨리는게 목표"..혐한에 빠진 세계 최대 제조대행 [뉴스人사이드]

권재희 입력 2021. 02. 28. 09:54 수정 2021. 02. 2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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궈 타이밍 폭스콘 창업주
▲궈 타이밍 폭스콘 창업주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내 인생의 목표는 배신자 삼성전자를 무너뜨리는 것"

애플의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세계 최대 제조대행 폭스콘의 창업주 궈 타이밍 창업주의 말이다.

이 외에도 궈 타이밍은 "갤럭시 말고 아이폰을 구입해라", "한국인과 달리, 일본인은 뒤통수를 치지 않는다", "일본 기업과 손잡고 5년 내 삼성전자를 꺾겠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애플의 아이폰, 아마존 킨들 등 전 세계 가전제품의 40% 가량을 생산하는 폭스콘은 어쩌다 한국 기업들과 적대적 관계에 놓이게 됐을까.

실제로 그는 삼성전자에 뒤통수를 맞은 적이 있다. 2010년 삼성전자는 폭스콘의 LCD 생산 계열사인 치메이(Chimei)와 LG디스플레이 등 6개사를 유럽연합(EU)에 가격담합 혐의로 고발한 적 있다. 이 때문에 폭스콘은 과징금 3억유로를 내야만 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자진신고에 따라 과징금을 전액 면제 받았다.

이 사건 이후 궈 타이밍은 공개석상에서 삼성전자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나갔다.

궈 타이밍은 1950년 대만 타이베이에서 태어났다. 중국 산시성 출신인 그의 아버지와 산둥성 출신 어머니는 공산당을 피해 1949년 대만으로 이주했다.

궈 타이밍은 어린시절부터 고무 공장에서 타이어를 생산하는 등 일찍이 비즈니스감각을 익혔다. 그는 1974년 어머니가 준 10만 대만달러를 포함해 40만 대만달러로 24살에 창업에 나선다. 그가 처음으로 택한 사업은 플라스틱 제조업이었다.

그렇게 본격적인 비즈니스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 궈 타이밍은 세 번의 기회를 만나 오늘날 세계 최대 제조대행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그에게 찾아온 첫 번째 기회는 1980년 미국의 게임기 생산업체 아타리로부터의 주문이었다. 아타리는 1980년대 비디오게임의 호황기를 맞으며 안정적 공급을 위해 해외 제조 대행을 통해 생산키로 결정했는데, 이를 궈 타이밍이 포착해 기회를 거머쥐었다.

궈 타이밍은 이를 계기로 대만을 벗어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이후 실제로 궈 타이밍은 맨손으로 미국으로 가 새로운 거래처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지만, 산업스파이로 의심받거나 문전박대를 당하는 일은 부지기수였다. 그럼에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후 그는 두 번째 기회를 잡게 되는데 1988년 중국 본토에 진출한 것이다. 당시 중국은 자본주의를 받아들이기 시작하던 때로, 대만 기업들이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걸 꺼리던 것과 달리 궈 타이밍은 승부수를 던졌다. 그리고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그는 1988년 중국 광둥성 선전에 중국 최대 생산 공장을 지었고, 중국 정부 역시 전폭적인 지원을 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

그렇게 성장가도를 달려오던 폭스콘은 마침내 애플을 만나며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리게 된다. 애플은 원래 LG전자에 위탁생산을 맡기고 있었으나 제품에 깐깐한 스티브 잡스 마저도 폭스콘을 인정하고 자사 제품을 폭스콘에 맡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폭스콘은 애플과 인연을 맺기 전 미국의 델 컴퓨터 등 하나 둘 미국 전자기업들이 폭스콘에 위탁생산을 맡기며 생산 및 품질 시스템에서 인정을 받아왔다. 애플을 만난 폭스콘은 전 세계 전자제품의 약 40%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위탁생산업체로 발돋움하게 된다.

이러한 폭스콘이 한국 기업들에 대해 부정적 발언을 쏟아내는건 단순히 과거 악연에서 나온 감정적 발언만은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위탁생산업체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브랜드를 갖춘 종합전자업체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인 폭스콘에게 삼성전자는 강력한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폭스콘이 일본의 샤프를 인수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뿐만 아니라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인 도시바 메모리 인수를 위해 30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하는 등 한국이 쥐고 있는 반도체 산업까지 진출하고자 하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결국 이 딜은 무산되기는 했지만 폭스콘의 거침없는 행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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