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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성추문 투표로 심판" vs "가덕도 신공항 여당 찍을 것"

박동민 입력 2021. 02. 28. 18:21 수정 2021. 02. 28.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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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정치 1번지' 부산 해운대 르포
"진보세력 정치 초등생 수준"
"보수 찍어도 부산발전 없어"
코로나로 선거에 관심없다
표심 못정한 부동층도 다수

◆ 4·7 재보선 사전투표 D-31 ◆

부산시 해운대구에 위치한 마린시티에서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해운대구는 인구 기준 부산지역 최대 자치구인데 최근 개발 열풍을 등에 업고 경제·문화·교육시설이 속속 들어서면서 `신(新)정치 1번지`로 불리는 곳이다. [부산 = 박동민 기자]
인구 40만명이 거주하는 해운대구는 부산에서 신(新)정치 1번지로 불린다. 보수 성향 중산층과 진보 성향 젊은층이 골고루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대선 때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2018년 지방선거도 민주당 구청장이 승리했지만 지난해 총선에는 2개 지역구(갑·을)에서 모두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심을 청취했다.

2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1층 로비에서 만난 류 모씨(53)에게 보궐선거 표심을 묻자 "진보 세력이 몇 년 정치하는 걸 보면서 크게 실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현 정부는 목표를 딱 정해놓고 주위 상황이 어떻든 무조건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만 초점이 맞춰진 것 같다"며 "초등학생에게 정치를 맡겨놓은 것 같아 불안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류씨는 "원래 투표할 때 사람을 보고 찍었지만 이번에는 야당인 국민의힘 후보자에게 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신흥 부촌으로 부상한 마린시티에 사는 손 모씨(55)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사고를 쳐서 치르게 된 보궐선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런 분위기에서 어떻게 민주당 후보를 지지할 수 있겠느냐"며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무조건 국민의힘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30·40대 유권자들은 조심스럽게 다른 견해를 내놨다. 해운대 센텀시티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천 모씨(35)는 "민주당에 실망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책을 집행하는 추진력이나 지역 개발 측면에서는 그래도 집권여당이 야당보다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가덕도신공항을 건설하기 위해 힘을 모아 특별법까지 통과시킨 것에 대해 부산시민들은 굉장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코로나19 대책에 대한 평가도 유권자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대구 중동 달맞이길에서 유아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는 정 모 대표(41)는 "문재인정부 들어 많은 게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오히려 나빠지는 것 같아 실망이 크다"며 "특히 형평성에 맞지 않는 코로나19 방역으로 자영업자들이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 대표는 "정부와 여당에 대한 실망으로 이번에는 민주당에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이 편안하게 잘살 수 있는 정치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처럼 속내를 밝힌 유권자도 있었지만 선거가 아직 한 달 정도 남아서인지 표심을 정하지 못했다는 부동층이 적지 않았다. 해운대구 반여동에 살고 있는 이 모씨(39)는 "원래 정치에 관심이 없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정신적으로 더 여유가 없다"며 "솔직히 여당과 야당 후보가 누구인지도 아직 잘 모른다"고 말했다.

해운대구 좌동에 살고 있는 박 모씨(43)는 "민주당이 이번에 서울시장 선거에만 신경을 쓰고 부산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서 마음에 안 든다"며 "그렇다고 국민의힘을 뽑자니 과거 수십 년간 부산에서 뽑아줬는데도 불구하고 부산을 발전시키지 못한 게 걸려 아직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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