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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폴리탄

연반인 재재의 본캐, PD 이은재의 모든 것

입력 2021. 03. 01. 00:01 수정 2021. 03. 02.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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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에게 억지 장기자랑을 시키기 싫어 친구들과 직접 댄스를 선보였던 대학생은 자라서 PD가 됐고,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으면서 재미있는 방송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다. <문명특급> 의 미친 텐션 MC 재재의 뒤편, 웃음기를 쏙 뺀 PD 이은재는 언제나 성실하다.
톱 가격미정 서유. 팬츠 39만원 성주. 실버 이어 커프 2만원 에브리벌스데이. 반지 (왼쪽부터)2만4천원 논논. 4만8천원 모노노어웨어. 21만원대 에스실.
점프슈트 가격미정 데일리미러. 실버 이어 커프 각각 2만원대 모두 에브리벌스데이. 골드 이어 커프 8만원 넘버링. 목걸이 가격미정 일레란느. 반지 2만4천원 논논.
재킷 45만원대, 쇼츠 가격미정 모두 석운 윤. 셔츠 3만원대 쓰리타임즈. 네크리스 38만원 포트레이트 리포트. 부츠 가격미정 스튜어트 와이츠먼.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촬영장에 차를 타고 왔더라고요.아, 그거 셰어링 카예요. 자차는 아직 못 샀죠.

〈문명특급〉은 요즘 승승장구하면서 광고도 많이 붙던데요. 역시 인센티브는 아직이겠죠?많이들 궁금해하시는데, 대외비라서 이젠 언급을 자제해야 할 것 같아요. 하하. 결국은 광고로 벌어들이는 수익도 팀 운영에 필요한 돈이니까요. 인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하면서 해요.

연말에 스태프들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자체적으로 〈문특대상〉도 진행하죠. 촬영할 인원은 8명인데 촬영 스태프는 3명밖에 없어 한 사람이 카메라를 3대씩 들었던 눈물겨운 에피소드부터 ‘작은거인상’, ‘입씨름상’, ‘마리오네트상’ 등 재치 있는 수상 부문을 보는 재미가 있어요.제가 MC로 나와 얼굴을 비추다 보니 팀을 대표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문명특급〉의 주체는 늘 저희 팀원 전체라는 걸 상기하곤 해요. 갈수록 더 많이 느껴요. ‘한 명 한 명이 정말 제 몫을 잘해주고 있구나’ 하는 걸요. 매일 숨 고를 틈 없이 기획, 섭외, 촬영, 편집이 반복되다 보니 1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리곤 하는데, 연말에 이렇게라도 한 번은 꼭 제작진 공치사하는 자리를 만들자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왔죠.

〈문명특급〉만으로도 바쁠 텐데 〈여고추리반〉 〈독립만세〉 등의 예능에 고정 출연하게 됐어요. 특히 추리 프로그램인 〈여고추리반〉에서 보니 역시 브레인의 스멜이 느껴지던데요. 소싯적에 방탈출 좀 했나요?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촬영하면서 늘 신세계를 겪고 있죠.

연반인 ‘재재’가 성장하면서 〈문명특급〉 촬영 일정과 동시 소화하기 버겁지는 않나요?그래도 중심은 늘 〈문명특급〉이에요. 요즘은 외부 활동을 통해 저희 프로그램을 알리는 영업부장의 역할까지가 제 몫이라 생각해요.

20대 여성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얻으면서 성장한 〈문명특급〉이지만 요즘 MC 재재로서의 방송 출연과 ‘컴백맛집’이나 ‘개봉맛집’의 인기로 시청자층이 다양해졌을 것 같아요.〈문명특급〉의 타깃층이 좀 더 넓어졌으면 하는 생각은 늘 해요. 좀 더 많은 분에게 공감대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실제로 제가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다음 날 공유 인터뷰 영상이 업로드돼 시너지 효과가 나면서 구독자 수가 한 번에 큰 폭으로 늘어난 적도 있어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장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건 ‘숨듣명’ 코너예요. 〈문명특급〉 채널에는 코너 신설 초기 팀 내 회의 영상까지 모두 기록돼 있죠.첫 시작은 정말 단순한 궁금증이었어요. ‘마젤토브’랑 ‘이러쿵 저러쿵’을 부른 사람들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그 곡을 만드신 분들은 어떤 마음으로 이런 가사를 썼을까라는 생각은 한 번씩 해보잖아요. 그리고 리서치를 하면서 실제로 그런 노래를 아직까지 듣는 사람이 많다는 걸 알았고요. ‘나만 그랬던 게 아니구나’를 알게 되면서 ‘그럼 이걸 한번 수면 위로 끌어 올려보자’가 된 거죠.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면서 역으로 영향을 받기도 했나요? 예를 들어 듣는 노래가 바뀌었다거나.K팝을 더 많이 듣게 되는 건 있어요. ‘숨듣명’을 진행하기 전에는 빌보드 차트 TOP 100 위주의 대중적인 곡을 듣는 타입이었는데 자료 조사 차원에서라도 K팝을 많이 듣게 됐죠. 그러면서 명곡도 많이 알게 됐고, 제 개인 플레이리스트에 들어간 것도 많아요.

방송에 직접 출연한다는 건 생각보다 많은 걸 바꿔야 하는 일이겠죠. 맷집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방송에 본격적으로 출연하기 전에는 두려운 건 있었죠. 얼굴이 알려지는 것 자체에 대해서도 고민을 안 할 수는 없었고요. 그런데 그냥 해나가다 보니 되는 것 같아요. 제가 맷집이 세다고 의식해본 적은 없어요. 그러고 보면 맷집이라는 건 ‘아, 이런 일들도 있구나’, ‘일이 이런 식으로도 되는구나’ 하는 경험과 깨달음을 통해 시나브로 세지는 것이라 해야 할까요.

실제 이은재 PD라는 사람은 꽤 성실하고 모범적일 거라 생각했어요. ‘유교걸’ 같은 측면도 있을 것 같고요.그럼요. 저도 정규 교육을 받고 자란 대한민국의 차녀로서 관습적으로 습득한 것이 많겠죠. 하하. 요새 〈여고추리반〉 촬영하면서 특히 많이 느껴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비비 씨가 굉장히 창의적인 의견을 낼 때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그동안 내가 틀에 박힌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깨닫는 순간이 있죠.

‘연반인 재재’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지적 허영심’이라는 스토리 하이라이트가 있어요. 2020년 한 해 동안 한 달에 한 권씩 읽은 책을 모아 리뷰했죠. SNS를 거의 비즈니스 계정처럼 쓰는데, 그 코너만큼은 ‘인간 이은재’가 좋아하는 것들을 엿볼 수 있어 눈에 띄었어요.비즈니스 계정처럼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공간에 전시해야 나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초등학교 때는 책을 엄청 좋아하고 많이 읽었어요. 그런데 중·고등학교 생활을 지나 입시를 거치면서 활자 자체에 질려버렸고, 대학생 때부터는 독서를 등한시하다시피 했죠. 취준생 시절 연말에 한 해를 돌아보며 ‘내가 올해 책을 몇 권 읽었더라’ 생각해보니 정말 손에 꼽는 거예요.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생기는 건 당연한 건데 점점 인풋이 줄어간다는 위기 의식이 들었죠. ‘지적 허영심’이라는 이름을 붙인 건 이유가 있어요. 돌이켜보니 출퇴근길 버스 안에서 읽은 책이 꽤 되더라고요. 왜 그런가 생각하니 누군가에게 책 읽는 모습을 보인다는 게 제겐 꽤 중요했던 거죠. 하하.

슬프게도 작년 연말부터 일정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덕에 9월의 책 〈생의 한가운데〉에서 리뷰가 멈춰버렸어요. 그 책을 최애로 꼽은 것 같던데, 차애는 뭔가요?원래는 〈데미안〉도 참 좋아했는데요, 요즘은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 더 좋아요. 아마 그때그때 감정에 따라 많이 바뀌는 것 같아요.

학창시절에 육상부 출신이었는데, 요즘 건강 관리차 운동은 좀 하나요?거의 못 하죠. 아주 가끔 조깅을 하려고 노력하긴 해요. PT를 한창 다니다가 코로나19 때문에 못 간 지 꽤 됐고요.

하긴 그렇게 매번 인터뷰이 조사를 꼼꼼히 하려면 여유 시간을 갖기 힘들겠죠.실은 저 말고도 예전부터 그렇게 하신 분이 많았을 거예요. 〈문명특급〉 팀은 영상 편집 자체를 그런 부분이 돋보이게 하는 측면도 있겠죠.

재재 혹은 이은재의 모습을 보면서 PD를 꿈꾸는 여성도 많을 텐데,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제가 조언을 할 처지가 아니지 않을까요? 하하. 전 조언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무엇이든 본인 의지대로 마음껏 하셨으면 합니다.

〈문명특급〉의 스태프들은 대부분 여성이에요. 현장에서 여성 PD들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씩 바뀌는 것을 느낄 때도 있나요? 글쎄요, 궁극적으로는 여성과 남성을 나눠서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겠죠. 그런 말들이 오히려 한계를 만들 때도 있잖아요. 저는 지금도 늘 사람 대 사람으로 일한다고 생각하니까요.

‘신문물을 전파’하는 것이 목표인 〈문명특급〉의 PD 이은재를 늘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원동력은 뭔가요?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거죠. 정확히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무언가를 배울 때요. 내가 마침 고민하던 문제들이 다른 누군가의 사고방식으로는 너무 쉽게 해결될 때, 생각지 못했던 삶의 태도를 발견할 때요. 새롭다는 감각과 함께 제 인생을 되돌아보게 돼요.

재재(〈문명특급〉 기획 PD 겸 MC)

‘신문물을 전파하라’를 모토로 삼은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의 주역. 2020년 제3회 〈문특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연반인’이라는 호칭이 무색하리만치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을 섭렵하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지만 마음속 중심은 언제나 〈문명특급〉과 그의 팀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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