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한 MZ세대 덕에 '중고폰 신바람'

김경진 2021. 3. 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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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알뜰폰 가입 작년보다 56%↑
클럽하우스 효과, 아이폰 거래 급증

직장인 정모(33)씨는 요즘 중고 아이폰을 구하는 중이다. 젊은층 사이에서 ‘인싸템(주류 아이템)’으로 통하는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SNS)인 ‘클럽하우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다. 클럽하우스는 애플 운영체제(iOS)의 단말기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정씨는 “애플 공기계만 있으면 와이파이를 연결해 클럽하우스에 가입할 수 있다”며 “중고 아이폰을 구매해 ‘세컨드폰(보조폰)’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고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실리를 중시하는 MZ세대(1980년대 후반~2000년대 태어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중고폰+알뜰폰 요금제’ 가입이 늘고 있는 데다 번개장터·당근마켓 같은 중고폰 거래 플랫폼도 늘고 있어서다.

갈수록커지는중고폰시장.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28일 중고폰 재고관리 업체인 유피엠에 따르면 중고폰 거래 건수는 지난해 1월 40만 건에서 올해 1월 46만 건으로 늘었다. 거래액은 같은 기간 514억원에서 849억원으로 65.3% 증가했다. 지난해 11월엔 거래액이 1000억원(1079억원·53만 건)을 넘었다. 특히 아이폰의 인기가 꾸준하다. 유피엠에 따르면 중고 아이폰은 지난해 10월 8만7000건에서 올해 1월 17만9000건으로 거래량이 늘었다. 불과 3개월 새 거래 규모가 두 배로 커진 것이다. 유상현 유피엠 대표는 “2017년 9월 출시된 구형 모델인 아이폰8은 거래가격이 되레 올라가는 현상까지 생겼다”며 “클럽하우스를 이용하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중고폰+알뜰폰’ 요금제 가입도 증가 추세다. 세종텔레콤에 따르면 지난달(2월) 중고폰으로 알뜰폰에 가입한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해 56% 증가했다. 회사 측은 이들 중 상당수가 MZ세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세종텔레콤 관계자는 “최신 스마트폰은 단말기 값이 비싸고, 구매비용을 할인받기 위해 고가의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며 “이에 따라 MZ세대 사이에서 중고폰을 사서 알뜰폰에 가입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말했다.

번개장터나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이 생겨난 것도 중고폰 시장을 키우고 있다. 번개장터에 따르면 올 1월 스마트폰 거래액은 1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22.4% 늘었다. 유상현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 국내 중고폰을 매입해 수출하던 외국계 기업이 철수하고, 하반기부터 SK네트웍스·번개장터·당근마켓 등을 통해 내수용 중고폰 거래가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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