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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의 경기부양안 '최저임금 15달러'가 발목

박현영 입력 2021. 03. 01. 00:03 수정 2021. 03. 0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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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조달러 규모 부양안 하원 통과
상원, 최저임금 제동..수정 불가피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백악관의 루스벨트 룸에서 연방상원에 1조9000억 달러(약 2137조원) 규모의 경기 부양안을 신속히 통과해 달라고 촉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앞서 이날 새벽 연방하원은 찬성 219표, 반대 212표로 부양안을 통과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민주당이 추진하는 1조9000억 달러(약 214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안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하원을 통과해 상원에 올라왔지만, 암초를 만났다. 상원에서 법안에 대한 큰 폭의 수정이 예고되면서 부양안 규모와 처리 시점이 불투명해졌다.

하원은 ‘미국 구조 계획(American Rescue Plan)’으로 명명된 경기부양안 표결에서 찬성 219대 반대 212로 의결했다. 부양안은 대부분의 미국인에게 1인당 1400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실업급여 추가 지급을 연장하며, 백신 접종과 검사를 확대하고, 학교 정상화 지원에 예산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공화당 의원 전원이 반대했고, 민주당에서는 2명을 제외하고 전원이 찬성했다. 상원으로 넘어간 법안 역시 투표 전쟁을 앞두고 있다. 이번엔 공화당과 민주당 간 표 대결뿐 아니라, 민주당 내 진보 진영과 중도파 간 균열 조짐까지 엿보인다.

뇌관은 민주당이 법안에 끼워 넣은 최저임금 인상안이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통과한 코로나19 경기 부양안에 “2025년까지 연방 최저임금을 현재의 시간당 7.25달러에서 15달러로 인상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민주당 진보 진영이 강력히 밀고 있는 정책이다.

하지만 상원 사무처가 예산 조정권을 발동할 경우에는 경기부양안에 최저임금 인상을 편입시키는 것이 예산 규칙에 어긋난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 법안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통상적으로 상원에서 예산 관련 법안을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 없이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100명 중 6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 상원의원 50명 전원이 찬성해도 공화당 의원 최소 10명을 설득해야 한다.

민주당은 공화당 반대로 법안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자 단독으로 부양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방법인 예산조정권 발동을 예고한 상태다. 이 경우에는 단순 과반인 50명만 찬성해도 된다.

민주당은 최저임금 인상안 끼워 넣기가 상원 규정에 어긋나는 것을 알면서도 진보 진영의 요구로 이 조항을 포함했다. 민주당 내 진보 진영은 유권해석을 내린 상원 사무처장을 해고하거나 규정을 철폐해 경기부양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그럴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로썬 상원이 최저임금 인상 조항을 수정 또는 삭제해 법안을 의결한 뒤 하원으로 돌려보내 다시 표결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 15달러를 지급하지 않는 기업의 세금을 인상하는 등의 우회로를 검토하고 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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