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나라의 고구려 침략.. 中교과서, 내전으로 서술"

유석재 기자 2021. 3. 1. 03: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길수 前 서경대 교수
"동북공정 이후 역사 침탈 계속.. 중국, 이젠 굳히기 작업 들어가"

“최근 불거진 ‘한복공정’과 ‘김치공정’은 중국의 한국 역사 침탈을 기정사실로 만드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다. 우리가 침묵할수록 역사 침탈은 굳어지고 패권주의 역습을 받게 될 것이다.”

중국이 한국 고대사를 자국사의 일부로 왜곡한 동북공정(2002~2008) 이후에도 역사 침탈을 계속했고, 현재는 한국사 전체를 침탈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길수 고구리·고리연구소 이사장(전 서경대 교수)은 1일 온라인 발표 예정인 ‘동북공정 침탈 보고’ 원고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2004년 8월 ‘정치 문제화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등 한·중 양국의 5개항 구두 양해 이후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중국공산당 지린(吉林)성 위원회 선전부 등을 중심으로 동북공정 작업은 계속 이어졌고, 2007년 1월까지 5년간 계획했던 동북공정을 2년 연장해 2008년 말까지 강행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역사 침탈을 마무리한 중국은 ‘굳히기 작전’에 들어갔고, 2016년까지 지린성 사회과학원이 발행한 학술지 ‘동북사지’를 통해 역사 왜곡을 계속했다. 그 결과, 고조선·고구려·부여·발해는 ‘중국사의 일부’로 둔갑했고, 신라·고려·조선의 역사는 ‘중국의 번속국(반식민지)’으로 격하됐다고 서 교수는 지적했다.

그 결과 세계의 중국어 사용자 80%가 쓰는 포털 바이두(百度)의 바이두백과에 이 왜곡 내용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것이다. 바이두백과의 ‘고조선’ 항목에선 “문화는 물론 혈연의 속성 같은 모든 것들이 오늘날 대한민국이나 조선의 역사에 속하지 않는 중국 고대의 지방정권”이라고 했고, ‘고구려’ 항목에선 “중국 중앙왕조의 지방행정조직 특성을 가졌다” “주권을 가진 독립국가가 아니었다”며 중국사의 일부라는 동북공정의 논리를 그대로 반영했다. 2017년 4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전한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라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은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이라고 서 교수는 주장했다.

서 교수는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중국 역사 교과서조차 최근에는 왜곡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고 했다. 과거 ‘초급중학과본 중국역사’에선 “수 양제가 끊임없이 이웃 나라(고구려)를 공격했다”고 했다. 그러나 2016년 ‘중국역사’ 교과서에선 고구려라는 나라 이름조차 드러내지 않은 채 “수 양제가 요동(遼東)을 세 차례 쳤다”고 써서 수나라와 고구려의 전쟁이 중국과 외국의 전쟁이 아니라 마치 중국 내부의 전쟁인 것처럼 서술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이 같은 중국의 패권주의 역사 침탈은 아시아와 세계 평화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