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레임덕 뚜렷한데 지지율은 콘크리트..정치권은 눈치게임 중

정계성 2021. 3. 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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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수 사태부터 중수청까지..文 리더십 위기
레임덕 아니라지만, 권력 이동 움직임 뚜렷
정청래 "대통령 임기는 1년, 국회는 시작"
"김영삼·박근혜도 콘크리트 믿었다가 무너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선상 시찰하고 있다. ⓒ뉴시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사퇴 파동과 더불어민주당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드라이브가 의미하는 바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검찰과의 관계개선을 원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뜻이 집권여당에 관철되지 않고 있다는 것과 앞으로 있을 윤석열 검찰총장 후임 인선 및 중수청 설치를 두고 당·청 갈등이 재점화될 것이란 점이다. 한 마디로 다시 축약하면 '레임덕'이다.


여야를 비롯해 정치권은 바짝 긴장하며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가까이는 4.7 재보선과 곧바로 이어질 차기 당대표 및 원내대표 경선, 나아가 차기 대통령 선거까지 영향이 미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권력 이동에 맞춰 새로운 질서를 구축해야 하는 여당은 물론이고, 정권심판론을 띄워야 하는 야당도 전략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중요한 국면임은 분명하다.


물론 본격적으로 문 대통령 레임덕이 시작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통화에서 "내부 분열이나 지지층 이탈이라고 보긴 힘들고, 정책을 두고 파열음과 균열이 조금 생긴 정도"라며 "오히려 호남과 민주당 지지층에서 결집이 나타나는 것 같다. 레임덕이라고 단정하긴 어렵겠다"고 했다.


배종찬 인사이트K 대표도 "경험적으로 임기 1년 여를 남긴 시점에 지지율이 25% 이하로 떨어졌을 때 레임덕이라고 본다"며 "김영삼·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이 25% 이하를 기록했었고 정권재창출에 실패했던 분들이다. 그런 측면에서 40% 안팎 지지율이 나온다는 것은 레임덕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전국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39%를 기록했다. 12월 1주 같은 조사에서 39%를 기록한 이래 거의 변화가 없는 상태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 73%, 호남에서 69%가 문 대통령을 여전히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럼에도 청와대에서 집권여당으로 힘의 무게 추가 옮겨가는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친문 인사들부터 이미 준비에 들어간 모습이다. 정청래 의원은 "문 대통령 임기가 1년 남았고 21대 국회는 임기가 이제 1년 됐다"며 "마무리하는 청와대와 새롭게 일을 시작하는 국회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고 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레임덕이 아니다"면서도 "대통령 한 마디에 일사분란하게 당까지 다 정리돼야 한다는 건 과거 권위적인 정치에나 있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예전에는 레임덕이냐 아니냐 논쟁도 없었다면, 지금은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며 "레임덕 여부는 다수가 생각하는 바에 따라 어느 순간 결론이 날 것이고, 지금 그 논쟁이 시작되고 있다는 게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현재 문 대통령의 안정적 지지율이 독약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40% 지지율이라는 마취약에 취해 증상을 정확히 감지하지 못하고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김영삼 정부 때 펀더멘탈이 튼튼하다며 프로파간다를 만들었는데 갑자기 상황이 악화돼 무너져 내렸다. 박근혜 정권도 수많은 경고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콘크리트 지지율을 믿었다가 결국 탄핵으로 가지 않았느냐"며 "40% 지지율을 믿고 밀어붙이고 있는데 자칫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배종찬 대표는 "대통령 지지율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경제"라며 "재난지원금을 뿌리며 낙관적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지만, 금리나 주식시장 등이 계속 좋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 레임덕 우려는 상존해 있고, 대통령 지지율이 급전직하하는 사례는 무수히 있었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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