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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은 걸로 할게요" 전국 각지 '돈쭐' 폭주.. 대가 없이 치킨 내준 점주 '영업중단'

정은나리 입력 2021. 03. 01. 14:02 수정 2021. 03. 02.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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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편이 어려운 형제에게 대가 없이 치킨을 대접한 치킨 프랜차이즈 지점 점주가 누리꾼들의 주문 폭주로 결국 영업을 중단했다.

부산 본사인 치킨 프랜차이즈 '철인 7호'의 서울 마포구 홍대점 점주 박재휘씨는 지난 26일 배달앱을 통해 "현재 많은 관심으로 인해 주문 폭주로 이어지고 있다"며 "밀려오는 주문을 다 받자니 100% 품질을 보장할 수 없어 영업을 잠시 중단한다. 빠른 시간 안에 다시 돌아오겠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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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편 어려운 형제, 점포 앞 쭈뼛대자 기꺼이 치킨 대접
점주 박씨 "주문 폭주에 품질 보장 어려워 영업 잠시 중단"
사진=배달앱 리뷰란 캡처
형편이 어려운 형제에게 대가 없이 치킨을 대접한 치킨 프랜차이즈 지점 점주가 누리꾼들의 주문 폭주로 결국 영업을 중단했다. 이른바 ‘돈쭐’(돈+혼쭐) 작전으로 주문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부산 본사인 치킨 프랜차이즈 ‘철인 7호’의 서울 마포구 홍대점 점주 박재휘씨는 지난 26일 배달앱을 통해 “현재 많은 관심으로 인해 주문 폭주로 이어지고 있다”며 “밀려오는 주문을 다 받자니 100% 품질을 보장할 수 없어 영업을 잠시 중단한다. 빠른 시간 안에 다시 돌아오겠다”고 알렸다.

박씨는 “저를 ‘돈쭐’ 내주시겠다며 폭발적으로 주문이 밀려들었고, 주문하는 척 선물이나 소액 봉투를 놓고 가신 분도 계시다”면서 “전국 각지에서 응원 전화와 DM, 댓글이 지금도 쏟아지고 있는데 진심으로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박씨는 “아직도 제가 특별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라도 그렇게 하셨을 것이라 믿기에 많은 관심과 사랑이 부끄럽기만 하다”며 “소중한 마음들 평생 새겨두고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겠다”고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던 해당 점포는 최근 형제와 얽힌 사연이 공개된 후 폭발적인 관심을 얻으며 분위기가 반전했다. ‘돈쭐’ 여론이 형성되며 주문 폭주로 이어진 것이다.

실제로 배달앱 리뷰란에는 “강남에서 돈쭐내러 택시 타고 갔다 왔어요”, “저도 코로나로 주변 지인에게 도움받은 적 있는데 문득 기사를 보고 이렇게나마 돈쭐냅니다” 등 박씨를 칭찬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여기는 부산이라 아쉽지만 치킨은 못 먹을 듯 하네요. 만들지 마세요”, “강원도입니다. 치킨은 먹은 걸로 하겠습니다”, “경남 마산이라 배달은 필요없습니다” 등 돈쭐 움직임은 전국 각지에서 나타났다.

이런 반응은 ‘철인 7호’ 김현석 대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지난 1월 본사에 도착한 고등학생 A군이 쓴 손편지를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따르면 편찮은 할머니, 7살 어린 동생과 살며 실질적 가장 역할을 해온 A군은 코로나19로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음식점에서 해고된 뒤 나이를 속여가며 택배 상·하차 업무 등으로 생활비를 벌고 있다.
사진=‘철인7호’ 프랜차이즈 김현석 대표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해 A군은 치킨이 먹고 싶다며 보채는 남동생을 달래려 거리를 나왔지만, 수중에는 5000원뿐이었다. 박씨는 가게 앞을 쭈뼛대던 형제를 가게 안으로 데려와 약 2만원 어치 치킨을 대접하고 치킨값은 받지 않았다. 박씨의 배려로 A군 동생은 형 몰래 해당 치킨집을 몇 번 더 찾았고, 한번은 미용실에 데려가 동생의 덥수룩한 머리를 깎여 돌려보냈다.

이를 알게 된 A군은 미안한 마음에 치킨집에 발길을 끊었고, 그로부터 1년이 지나 편지를 보냈다. 박씨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어 본사에 편지를 보냈다는 A군은 “자영업자들이 힘들다는 뉴스를 봤는데 잘 계신지 궁금하고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점주님의 선행에 감동받아 영업에 필요한 부분을 지원해 드렸다”며 “제보해 주신 학생과 연락이 닿는다면 장학금을 전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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