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쇄국에 막힌 네이버 카카오..한국선 바이두 위챗 활개

이동인,이용익,오대석 2021. 3. 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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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네이버·카톡 중국서 불통
韓게임도 3년간 고작 1건 승인
중국, 美·日게임 41건 승인할 동안 韓게임 막아

◆ 중국 디지털 쇄국 ◆

중국의 디지털 쇄국정책에 한국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한국의 대표 디지털 테크기업 서비스가 중국에서 상당수 먹통 상태여서 절름발이로 운영되지만 중국 기업은 한국에서 아무런 제약 없이 영향력을 급속도로 키우는 모습이다. 특히 게임 분야에서 이런 현상이 극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3년간 한국에서 진행한 중국 게임의 게임물 등급분류필증 자료를 게임물관리위원회에 요청해 분석한 결과 총 195건 중 193건을 승인한 것으로 1일 드러났다. 이 기간 한국에서 분류필증을 받지 못한 중국 게임은 2건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61건 모두 승인을 받았다. 반면 한국 게임은 같은 기간 중국에서 단 1건을 승인받는 데 그쳤다. 사드 사태를 빌미로 한한령에 막힌 이후 중국은 한국 게임에 대해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한 건도 발급하지 않다가 지난해 말 처음으로 허가를 내줬다. 판호는 중국 내 게임 출판·운영허가 승인번호로 판매를 위한 일종의 허가증이다.

중국은 유독 한국 게임에 대해 인색하다. 지난해 12월 2일 중국 판호 발급 숫자를 보면 일본 게임 13개, 유럽 12개, 미국이 8개를 받았다. 총 42개가 승인됐는데 한국은 고작 1개다. 이후 올해 2월 판호를 받으며 하나를 추가했다. 이마저도 하나는 2014년에 나온 게임이고 다른 하나는 개발한 지 10년이 넘었다. 중국은 현재 약 40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고 게임시장이 됐지만 국내 게임업체는 '던전 앤 파이터' '크로스 파이어' '미르의 전설' 이후 이렇다 할 중국 내 히트작이 없다. 중국에서 한국 게임은 과거 게임만 명맥을 유지할 뿐 신작을 전혀 발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게임시장에서 과거에는 상위 순위에 들지 못했던 중국 게임이 최근 크게 약진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중국이 마이너한 게임 판호를 내주며 한국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한국이 진짜 원하는 것은 리니지2 레볼루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처럼 오래도록 중국 땅을 밟지 못한 실제 대작이 중국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불균형은 게임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3대 빅테크 기업으로 'BAT'라고도 불리는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한국에서는 아무런 제약 없이 포털사이트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터넷 쇼핑, 인터넷 결제 분야까지 전방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중국에서 네이버나 다음 서비스가 제한을 받거나 아예 먹통인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의 국민메신저 위챗은 한국에서 전혀 불편함 없이 사용되지만 중국에서 카카오는 수시로 지연 또는 중단되기 일쑤다. 지급결제 수단인 알리페이는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쉽게 쓸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에 공식 항의를 하거나 시정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하는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 관련 업계 불만이 쏟아지는 이유다.

박승범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우리가 판호에 맞서 통제 위주 정책을 도입할 수는 없지만, 선정성 같은 문제는 게임물관리위원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다만 숫자가 많아 앞으로도 더 노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동인 기자 / 이용익 기자 /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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