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배달 수수료 600원 인하".. 라이더들 "집단 휴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강진 2021. 3. 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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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 2일부터 기본 배달수수료 2500원으로 인하
"'원거리 배달 기피' 줄이기 위한 보상체계 마련한 것"
라이더들 "수수료 인하로 더 많이 일해야..안전 위협"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집단 휴무' 움직임도
라이더유니온 "정해진 기준 없어 회사 선의 기대야"
1일 비 내리는 서울 도심에서 배달 중인 라이더들 모습. 뉴스1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가 라이더(배달대행기사)에게 지급하는 기본 배달수수료를 600원 내리기로 하면서, 라이더들의 집단 반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쿠팡이츠는 원거리 배달 보상을 강화하면서 최저 수수료를 일부 인하한 것이란 입장이지만, 라이더들은 해당 정책이 ‘그림의 떡’이라며 반발한다. 

1일 외식업계 등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2일부터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기본 배달수수료를 3100원에서 2500원으로 인하한다. 쿠팡이츠는 라이더들의 원거리 배달 기피 사례를 줄이고자 배달 거리가 멀어질수록 배달수수료를 높이는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대신, 기본 배달수수료를 인하하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라이더들 사이에선 쿠팡이츠의 수수료 인하를 순순히 받아들일 경우, 배달의민족 등 타 배달 플랫폼들도 수수료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25일 라이더들이 많이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러한 주장과 함께 2일 하루 동안 쿠팡이츠 배달을 받지 않는 ‘단체 휴무’에 나서자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작성한 라이더는 “여러분들이 마음 모아서 딱 하루만 운행을 멈춘다면 여러분들은 기적을 볼 수 있다”면서 “음식 배달이라는 게 택배와 달라서 하루만 문제가 생겨도 그 파장은 엄청나게 커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이번에도 (배달수수료 인하를) 순순히 받아들인다면 여러분들의 수익은 한 달 기준 적게는 2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 이상도 차이 날 수 있다”면서 “2일 단체 휴무를 제안한다”고 적었다. 해당 글에는 “동참한다”, “그날 쉬겠다”는 등 이날 오후 4시 기준 58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라이더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도 최근 쿠팡이츠 단체 휴무에 동참한다는 뜻을 밝히고, 단체 휴무에 참여할 라이더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서명부를 받고 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은 “배달료가 지금도 낮은데, 지금보다 더 낮아지면 더 빨리·더 많이 일해야 생계비를 벌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서 “이는 배달노동자의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지만 쿠팡이츠는 이런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3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배달 기사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이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이츠의 일방적인 배달 수수료 삭감 정책 중단'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쿠팡이츠 측은 라이더들의 원거리 배달 기피 현상으로 인해 고객·상점이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거리별 할증’ 도입으로 원거리 배달 보상을 대폭 강화하는 대신 기본 배달수수료를 인하했다는 입장이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기존 배달파트너의 원거리 배달 기피 현상을 해결하고자 배달 거리에 따른 실질적인 시간과 노력에 비례하는 보상체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라이더들의 주문 수락 후 취소 사유를 살펴보니, 절반 이상이 원거리로 인한 배달취소였던 만큼, 이러한 문제점을 방지하고자 거리별 할증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라이더들이 받을 수 있는 배달수수료 범위는 2500원∼2만6000원으로 더 넓어졌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라이더들은 쿠팡이츠의 거리별 할증 체계 등에 대한 기준이 공개돼 있지 않고, 쿠팡이츠 측에서 배달콜을 주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는 구조인 만큼 이번 배달수수료 정책 변경으로 라이더들에게 돌아갈 혜택이 거의 없다고 반발한다. 구 팀장은 “하나부터 열까지 회사 마음”이라면서 “정해진 기준이 없어서 쿠팡이츠의 선의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라이더유니온은 지난달 22일 쿠팡이츠에 △배달료 삭감 철회 △안전배달료 도입 △과도한 장거리배달 개선 △사유 없는 해고금지 등을 촉구하며 단체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같은 날 쿠팡은 라이더유니온의 교섭요구 사실을 알리고, 1일까지를 타 노조도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시점으로 공고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측은 “해당 공고문 이후 현재까지 쿠팡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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