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볼 공략' 김하성 첫 경기 후 평가는?

시범경기 첫 일정 시애틀전에 지명타자 출전
"패스트볼 때려 큰 타구" 의미 있는 출발

김하성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6)이 시범경기 첫 경기에서 좋은 인상을 남겼다.

김하성은 1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피오리아스타디움서 펼쳐진 ‘2021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시애틀 매리너스전에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매니 마차도 등 주전급들로 라인업을 짠 샌디에이고는 이날 김하성을 기용하면서 수비 보다는 타격에 중점을 두고 점검했다. 김하성의 올 시즌 유력한 포지션인 2루 자리에는 기존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섰다.

김하성은 1-1 맞선 2회 1사 후 마르코 곤잘레스를 상대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안타가 되지는 않았지만 배트 중심에 맞고 라인드라이브로 날아갔다. 곤살레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으로 단축 시즌을 치른 2020년 7승 2패 평균자책점 3.10의 성적을 남긴 수준급 좌완이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우완 키넌 미들턴을 상대해 풀카운트 접전 끝에 중견수 뜬공을 만들었다. 비록 안타는 뽑지 못했지만 두 차례 모두 워닝트랙까지 날아가는 타구를 보냈다.

미국 현지에서는 샌디에이고와의 계약 전부터 강속구 대응 능력에 물음표를 달았다. 김하성은 국내서도 빠른 볼보다 변화구에 강했다. 2020시즌 김하성의 패스트볼 타율은 0.270대 초반.

KBO리그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2km 수준이지만 메이저리그는 150km로 더 빠르기 때문에 의문이 제기된 것은 당연하다. 최지만도 김하성에게 ‘빠른 공’ 대처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우려와 달리 김하성은 두 타석에서 패스트볼을 공략했다. 지켜본 팅클러 감독도 현지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두 타구 모두 배트 중심에 맞았다. 큰 타구들이 바람 때문에 아웃됐다.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했는데 안정적이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하성 ⓒ 뉴시스

경기 후 MLB.com은 “이날 김하성의 날카로운 타구들은 모두 패스트볼을 공략해 만들었다. 타구 중 하나는 지난해 평균 구속 97마일을 찍은 미들턴을 상대로 만든 것”이라고 짚었다.

이제 시범경기 두 타석 들어선 김하성이다. 이날의 타구를 놓고 김하성을 평가한다는 자체는 무리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자신감을 쌓을 수 만한 첫 출전에서의 결과와 반응이다. 아직 시범경기는 한 달 가까이 남았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강속구를 체감하며 대응력을 키울 시간은 있다.

김하성은 지난달 출국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낯선 타지에서 야구를 하는 것이라 자신감이 첫 번째다. 국제대회도 가봤지만 스포츠는 자신감을 가지고 들어가야 하더라. 시작도 안했는데 지고 들어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안타는 없었지만 자신감을 충전할 수 있었던 김하성에게는 의미 있는 출발이다.

데일리안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