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서 4주 만에 입원 위험 94% 감소..백신 효과 언제 나타날까

황수연 2021. 3. 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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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신규 확진자·사망자 감소 등 백신 효과가 언제쯤 나타날 지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중 고령층 등 고위험군에 대한 접종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일단 중증 환자나 사망자 감소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로 예측한다.

27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화이자 백신을 소분해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일 “이스라엘이나, 미국, 유럽처럼 접종을 꽤 진행하고 있는 나라를 보면 초기 상황에서 지역사회 유행을 감소시키기보다 고령자 접종으로 인한 중증 환자나 사망자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상반기에 요양시설 입소자나 이외 고령자 등의 접종이 이뤄지면 중증 환자, 사망자 감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고위험군 접종만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사망자 감소 목표는 먼저 이룰 수 있다”며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이 유보된 상태지만 이른 시일 내에 재개돼 접종이 이뤄진다면, 지역사회 내 환자 발생이 꽤 있어도 고위험군 보호가 어느 정도 되기 때문에 사망률이나 중증 환자 발생률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접종 계획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 850만여명은 5월부터 나이가 많은 초고령층부터 순차적으로 접종하게 된다. 2~3월 1차 접종 때 빠진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소자와 종사자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층도 4~5월께 접종할 거로 당국은 예상한다. 통상 항체가 형성돼 예방 효과를 보이려면 2차까지 접종한 뒤 1~2주 정도가 지나야 하지만, 1차 접종만으로도 접종하지 않은 것보다 효과를 보일 거라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그러나 유행에 영향을 줄 정도의 확진자 감소로 나타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 교수는 “환자 발생 규모에 영향을 줄 정도가 되려면 접종이 상당 부분 진행돼야 한다”면서 “고위험군부터 접종해 나가기 때문에 면역력을 가진 사람이 지역사회 내 균일하게 분포하지 않을 것이고, 면역력이 없는 집단에서 환자 발생이 있으면 감염 규모가 커질 것이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거리두기나 방역 조치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환자 발생이 있어도 사망자나 중증 환자가 줄어드는 효과를 갖게 되면, 활동 범위를 늘리거나 정책을 유연하게 적용할 여유가 생긴다”며 “그런 측면 때문에라도 집단면역의 수준이 아니어도 고위험군에 대한 초기 보호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브라이언 핀커(82)가 지난 1월 4일 세계 최초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있다. AP=연합뉴스


대규모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해외에선 심각한 질병을 예방하고, 사망률을 낮추는 데 실질적 효과를 보이는 실사례 연구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접종을 시작한 영국에선 공중보건국(PHE)이 백신을 맞은 보건의료 종사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화이자 백신을 1회 접종한 이후 3주가 지나자 감염 위험이 72%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회 접종 이후 일주일이 지난 뒤로는 86%까지 낮아졌다.

80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연구에서도 화이자 백신을 1회 접종하고 3~4주가 흐른 뒤 57%의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 2회 접종 시엔 88%까지로 효과가 올랐다. 1차례 접종 후 중증 환자도 75%까지 줄었다.

이와 별도로 스코틀랜드에서도 백신을 맞은 114만명(인구의 21%)을 포함해 접종군과 비접종군을 분석한 결과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고 4주 후 입원 위험이 각각 85%, 94% 하락한 것으로 나왔다. 80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1회 접종만으로 입원 위험이 81% 감소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접종해 인구의 절반이 접종을 마친 이스라엘에서도 최근 화이자 백신을 맞은 120만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2차례 접종까지 마칠 경우 예방 효과가 9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 예방 효과도 1회 접종 후 62%, 2회 접종 후 92%로 조사됐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백신을 맞은 뒤 중화항체(바이러스를 방어할 수 있는 항체)가 형성됐는지 또 얼마나 지속되는지 아직 모르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바이러스는 개발된 백신 효과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주 교수는 “변이가 유행하게 되면 백신 효능이 떨어지고 감염력이 빨라질 것”이라며 “백신 효능이 100%가 아닌 데다, 접종을 오랫동안 서서히 하기 때문에 일찍 맞은 분들은 효과가 떨어질 것이다. 80~90% 접종률을 목표로 해야 집단면역을 제대로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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