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친아' 멘델스존이 처음 썼던 교향곡의 색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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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만과 괴테가 극찬한 '그'의 정체는 펠릭스 멘델스존이었다.
멘델스존은 행복을 뜻하는 '펠릭스'라는 이름대로, 행복한 환경에서 자랐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5일 서울 신천동 롯데콘서트홀에서 정기연주회를 열고 멘델스존 교향곡 1번을 국내 초연한다.
데이비드 이는 "멘델스존의 초기 작품들에는 천재성이 확실히 느껴진다"며 "음악을 완성도 있는 프레임에 넣으면서도, 한계에 가두려 하지 않고 자신의 소리를 내고 싶어 하는 욕구가 묘하게 섞여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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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세기의 모차르트다."(로베르트 슈만)
"그의 실력에 비하면 모차르트는 어린아이 수준이야."(요한 볼프강 폰 괴테)
슈만과 괴테가 극찬한 '그'의 정체는 펠릭스 멘델스존이었다. 독일 낭만주의 음악의 대표주자 중 한 사람이다. 멘델스존은 행복을 뜻하는 '펠릭스'라는 이름대로, 행복한 환경에서 자랐다. 은행장이었던 재력가 아버지 덕분에 오케스트라를 생일선물로 받을 정도로 부유한 삶을 살았고, 수려한 외모에 사교성까지 갖췄다. 요샛말로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ㆍ모든 걸 갖춘 사람)'였던 것.
아쉬울 게 하나 없는 도련님이 음악적 소양마저 뛰어났다. 일찍이 작곡에 두각을 보였던 멘델스존은 1824년 열다섯 나이에 생애 첫 교향곡(1번)을 쓴다. 초연은 그로부터 3년 뒤 이뤄졌다. 멘델스존의 교향곡으로는 3번('스코틀랜드')과 4번('이탈리아')이 널리 알려져 있다. 1번이 연주되는 일은 드물다.
인기 있는 곡은 아니지만 교향곡 1번은 10대가 쓴 작품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음악적 완성도가 높다. 전반적으로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고전양식을 계승한 듯 보이지만, 멘델스존이 자신만의 색깔을 곳곳에 부여했다. 1악장부터 이렇다 할 서주 없이 현악기의 힘찬 보잉과 팀파니의 함성으로 곡이 곧장 본론으로 들어간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클라리넷, 플루트 등의 솔로 연주는 따뜻한 봄바람을 닮았다. 4악장에 걸쳐 격정과 감미로움이 수차례 교차하는데, 다른 멘델스존의 작품들에도 나타나는 특징이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5일 서울 신천동 롯데콘서트홀에서 정기연주회를 열고 멘델스존 교향곡 1번을 국내 초연한다. 바이올린 협주곡이나 교향곡 3, 4번으로만 멘델스존을 기억했던 관객이라면, 이번 공연을 통해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역사적인 무대의 포디움(지휘 연단)에는 지난해 서울시향에 합류한 부지휘자 데이비드 이가 선다. 미국 뉴욕 출신의 데이비드 이는 피아노를 전공한 뒤 독일(프란츠 리스트 국립음대)과 미국(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공부했다. 2016년 한국에서 열린 이탈리아 오페라 아카데미에서 세계적인 거장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에게 발탁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국립합창단을 지휘하며 '라 트라비아타' 공연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주목받았다.
데이비드 이와 멘델스존의 인연은 지난해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온라인 중계로 열린 서울시향 정기연주회 '멘델스존 앙상블'에서 멘델스존의 현악 8중주와 현악 교향곡 11번을 무대에 올렸다. 곧 연주하는 교향곡 1번과 더불어 비교적 편성이 작으면서, 잘 연주되지 않았던 곡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데이비드 이는 "멘델스존의 초기 작품들에는 천재성이 확실히 느껴진다"며 "음악을 완성도 있는 프레임에 넣으면서도, 한계에 가두려 하지 않고 자신의 소리를 내고 싶어 하는 욕구가 묘하게 섞여 있다"고 설명했다.
5일 서울시향은 베버의 '마탄의 사수' 서곡과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여왕'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협주자로 나서는 브루흐의 '스코틀랜드 환상곡'도 들려준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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