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진영 무더기 기소, 장시간 보석심리서 "정치적 구금" 공방
[경향신문]
조슈아 웡(黃之鋒)을 비롯한 홍콩 민주진영 인사와 야당 의원들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대거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이들에 대한 보석심리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이 장시간 공방을 벌였다. 심리 과정에서 검찰은 보석심리 연기를 요청했고, 변호인 측은 홍콩 선거제 개편 논의를 위해 이들을 가두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47명의 홍콩 민주진영 인사들이 지난 1일 법원에 출석해 보석심리를 받았다. 이날 오후 4시에 시작된 심리는 자정을 넘겨 10시간 가량 이어졌고, 일부 피고인이 실신해 병원에 실려가면서 중단됐다.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법원 밖에서는 수백명이 모여 구호를 외치며 항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장시간 진행된 심리 과정에서는 홍콩 검찰이 다음 심리를 5월말까지 연기해달라고 요청하자 변호인 측이 정치적 이유로 피고인들을 가둬두려 한다며 반발했다. 홍콩 정부가 선거제 개편을 밀어붙이는 동안 피고인들을 구금하려는 정치적 동기에 의해 검찰이 심리를 늦추려 한다는 것이다. 야당 인사들도 이번 기소와 심리 지연을 비판했다. 앨런 런 홍콩 공민당 주석은 “검찰이 기소 요건이 충분히 갖추지지 않은 상태에서 기소를 하고 보석에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홍콩 수사당국은 지난달 28일 웡을 비롯한 민주진영 인사 47명을 홍콩보안법상 국가 정권 전복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지난해 치러질 예정이었던 홍콩 입법회 의원 선거를 앞두고 야권이 단일후보를 정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예비선거를 추진한 것이 홍콩보안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이들을 대거 구금하고 기소하는 빌미가 된 홍콩 입법회 선거는 당초 지난해 9월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1년이 연기됐다. 중국은 오는 4일 개막하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 중 홍콩의 선거제를 전면 개편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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