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뜨강' 김소현, 곡괭이 말고 칼을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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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월화드라마 <달이 뜨는 강> 이 달달해졌다. 달이>
하지만 이런 청춘로맨스가 피어나는 목가적인 삶이 <달이 뜨는 강> 의 본 이야기는 아닐 게다. 달이>
그래서 <달이 뜨는 강> 은 물론 설화 속 이야기에도 담겨 있듯이 평강과 온달의 달달한 청춘로맨스도 빠지지 않지만, 그만큼 더욱 시청자들을 기대하게 하는 건 이들의 성장서사다. 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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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뜨강', 청춘로맨스 말고 성장서사가 필요해
[엔터미디어=정덕현] KBS 월화드라마 <달이 뜨는 강>이 달달해졌다. 어딘지 '청춘로맨스'의 향기가 풀풀 피어난다. 귀신골에 들어온 염가진(김소현)은 자신이 평강공주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궁으로 돌아가지 않으려 한다. 잠깐 마주쳤던 아버지 평원왕(김법래)이 자신을 귀신 취급한 것처럼, 그는 없는 존재나 마찬가지가 된 걸 인정했다.
동시에 염가진은 자신이 성장했던 살수집단 천주방의 살수로 돌아가지도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살수로서 쓰던 칼 같은 무기들을 농기구를 만드는데 쓰라며 내놨다. 대신 그는 온달(지수)과 함께 가뭄에 대비해 우물을 팠다. 칼을 들던 손이 이제 곡괭이를 쥐게 된 것. 공주도 살수도 아닌 염가진으로서 새 삶을 살려는 그를 온달과 귀신골은 넉넉히 받아주었다.
하지만 이런 청춘로맨스가 피어나는 목가적인 삶이 <달이 뜨는 강>의 본 이야기는 아닐 게다. 결국 염가진이라는 이름으로 떠돌던 평강이 공주라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과정이 이 드라마가 그리려는 진짜 이야기가 아닌가. 그것은 또한 고원표(이해영)의 계략에 의해 순노부 사람들과 아버지까지 모두 희생된 과거를 잊은 채 바보처럼 살아가는 온달이 본래 이 드라마가 담으려는 이야기가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이들은 결국 각성하게 될 것이고, 귀신처럼 바보처럼 조용한 필부가 되어 살아가는 삶이 일종의 포기하는 삶이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실제로 우물에서 물이 드디어 터져 나오고 즐거워하던 염가진의 앞에 천주방의 방주 두중서(한재영)가 등장했다. 그의 등장은 귀신골이 맞게 될 파란을 예고하고, 그건 평강과 온달의 세상을 등진 채 선택한 평범한 삶이란 것이 한낱 신기루 같은 것이었다는 걸 말해줄 것이다.
<달이 뜨는 강>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익숙한 평강공주와 온달장군의 설화를 가져왔지만, 그 재해석의 과정에 담긴 지금의 청춘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흥미롭다. 사실 '소확행' 같은 지금의 청춘들이 말하는 가치관의 변화의 기저에는 노력한다고 해서 보장되는 미래에 대한 신뢰가 더 이상 없는 현실이 깔려 있다. 이른바 성장의 사다리가 끊겨버린 청춘들에게 미래를 위해 당장의 행복을 포기하라는 건 합리적인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장보다는 눈앞의 작지만 행복에 더 집중한다.
그것이 그리 나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현실을 외면한 채 빠져드는 소소한 행복만이 무언가 꿈꾸어야 할 청춘들의 일상이 되는 건 바람직한 일만은 아닐 게다. 본래 자신의 존재를 잃은 채 염가진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평강과, 아버지의 유언대로 세상을 등진 채 바보처럼 살아가는 온달이 각각 각성해 자신의 소명을 찾아내고 대업을 향해가는 이 드라마의 성장서사가 남다른 의미를 갖는 이유다.
그래서 <달이 뜨는 강>은 물론 설화 속 이야기에도 담겨 있듯이 평강과 온달의 달달한 청춘로맨스도 빠지지 않지만, 그만큼 더욱 시청자들을 기대하게 하는 건 이들의 성장서사다. 두 사람이 어떤 계기로 각성하게 되고, 그로 인해 자신들이 가야할 길을 찾아 성장해가는가는 지금의 현실에도 충분히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것일 테니 말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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