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억원에 팔린 처칠의 풍경화..루스벨트에게 건넨 선물, 졸리 소장품으로 경매 나와
최하은 기자 2021. 3. 2. 19:08
2차 세계대전 때 그린 유일한 작품..추정가 3배 넘기며 처칠 그림 최고가 기록
그림자가 길게 드리운 성벽에 둘러싸인 오래된 도시, 뒤로는 눈 쌓인 산맥이 장엄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따뜻한 색채가 인상적인 이 그림은 영국 총리를 지낸 윈스턴 처칠이 그린 '쿠투비아 모스크의 탑'입니다. 처칠은 500점 넘는 그림을 남긴 아마추어 화가이기도 합니다.
현지 시간 1일, 크리스티 런던 경매소에 나온 이 작품은 700만 파운드, 우리 돈 약 109억원에 낙찰됐습니다. 지금까지 팔린 처칠의 그림 중 최고가이자 추정가인 150만∼250만 파운드보다 3배 가량 비싼 가격입니다. 또 그림을 내놓은 소장자는 '졸리 가(The Jolie Family)', 배우 안젤리나 졸리로 밝혀져 세간의 관심을 더 키웠는데요. 가로 45.7㎝, 세로 61㎝의 크지 않은 이 풍경화 속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요.
늦깎이 '화가' 윈스턴 처칠…2차 대전 중 남긴 유일한 작품
장관으로 31년, 영국 총리로 9년을 지낸 처칠은 마흔 살이 넘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1차 세계대전 중 작전에 실패해 해군부 장관 자리에서 내려온 뒤 미술을 배웠다 전해집니다. 이번 경매에 나온 그림은 69세 때 그린 것으로, 당시 처칠은 총리로 영국군을 이끌고 있었습니다.
늦깎이 '화가' 윈스턴 처칠…2차 대전 중 남긴 유일한 작품
장관으로 31년, 영국 총리로 9년을 지낸 처칠은 마흔 살이 넘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1차 세계대전 중 작전에 실패해 해군부 장관 자리에서 내려온 뒤 미술을 배웠다 전해집니다. 이번 경매에 나온 그림은 69세 때 그린 것으로, 당시 처칠은 총리로 영국군을 이끌고 있었습니다.
그림 속 쿠투비아 모스크는 모로코 중부 마라케시에 있는 사원입니다. 1943년 1월, 처칠은 모로코 카사블랑카에서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 프랑스 샤를 드골 대통령과 회담을 했습니다. 회담 후 루스벨트에게 "북아프리카까지 와서 마라케시를 보지 않고 떠날 수 없다. 아틀라스 산맥 눈 위로 지는 석양을 보자" 제안했고, 두 사람은 별장에 함께 묵었습니다. 이 순간을 기념한 작품이 바로 '쿠투비아 모스크의 탑'으로, 루스벨트의 생일을 맞아 선물했습니다.
두 정상의 우정 뿐 아니라 역사적 의미가 담긴 작품입니다. 회담 후 처칠과 루스벨트는 독일ㆍ이탈리아ㆍ일본에 "무조건 항복하라" 발표합니다. 또한 처칠이 2차 세계대전 기간인 1939∼45년 사이 유일한 그림이기도 합니다. 크리스티 측은 "처칠의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며 "스스로도 모로코 그림을 가장 자신있어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처칠이 루스벨트에게 보낸 생일 선물…마지막 소장자는 안젤리나 졸리
처칠이 루스벨트에게 건넨 생일 선물은 어떻게 안젤리나 졸리의 손에 들어간 걸까요? 1945년 루스벨트 대통령은 뇌출혈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습니다. CNN은 루스벨트의 아들이 영화 제작자에게 이 작품을 팔았고, 여러 소장자를 거쳐 뉴올리언즈 주의 한 가족이 50년 동안 보관해 오다가 골동품상에 넘겼다고 보도했습니다. 2011년 배우 브래드 피트가 그림을 사들였고, 지금은 전 부인이 된 졸리에게 선물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졸리가 내놓은 이 그림은 경매 시작 약 8분 만에 낙찰됐습니다. 새 주인이 누구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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