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률 1위 이스라엘도, 누적 접종횟수 1위 미국도 '재확산' 고민에 빠졌다

이현경 기자 2021. 3. 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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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뉴욕타임스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운영하는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이스라엘은 인구 100명 당 92.6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회 접종을 완료해 세계에서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다. 아워월드인데이터 제공

전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를 올리고 있지만 재확산 위험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재감염과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고 있다. 

○ 백신 접종률 1위 이스라엘, 재감염 사례 확인

2일 뉴욕타임스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운영하는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urworldindata.org)’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코로나19 백신을 1회 접종한 비율은 인구 100명 당 이스라엘이 92.63명으로 세계에서 백신 접종 속도가 가장 빠르다.

이어서 아랍에미리트(UAE) 60.82명, 영국 30.77명, 미국 22.0명, 칠레 17.58명, 브라질 3.92명 순으로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연합 평균은 7.36명, 전 세계 평균은 3.09명이다. 한국은 지난달 28일 기준 인구 100명 당 0.01명이다. 

백신 접종 규모로는 지난달 28일 기준 전 세계에서 2억3960만 도스(1회 접종분)가 접종됐다. 누적 접종 도스가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7281만 도스)이다. 

최근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사례를 들어 백신 접종률과 별개로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계속 준수하지 않을 경우 재확산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백신 접종 이후 면역력이 형성될 때까지 일정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률이 전 세계 1위인 이스라엘의 경우 백신 접종 초기 강력한 봉쇄 정책을 펼치면서 감염재생산지수(R)가 0.6까지 떨어졌지만, 백신 접종 개시 이후 최근까지 감염재생산지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이스라엘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감염재생산지수는 0.99까지 증가했다. 

확진자 수도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존스홉킨스대가 운영하는 코로나19 통계에 따르면 지난주 2000명대까지 떨어졌던 이스라엘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이달 1일 기준 4151명으로 4000명대로 다시 늘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매체는 이스라엘의 신규 확진자 증가 이유로 코로나19에서 회복된 뒤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바이러스에 다시 감염되는 등 코로나19 바이러스 재감염이 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이스라엘 남성이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은 1월 31일 처음 확인됐다. 지난달 16일 기준 이스라엘 보건부가 확인한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 재감염자는 총 3명이다. 재감염자를 포함해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총 124명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실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재감염 확산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현재 이스라엘에서 접종 중인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재확산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3월 재확산 위험이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1일(현지시간)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이런 전망을 밝히며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야후뉴스 캡처

○ 백신 누적 접종량 1위 미국,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확산 

백신 누적 접종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국도 3월이 코로나19 재확산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로셸 월렌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일주일간 평균 확진자는 직전 주와 비교해 약 2% 이상 증가했고, 최근 일주일간 평균 사망자 수도 직전 주에 비해 2% 이상 늘었다”며 “여전히 팬데믹(대유행)의 궤도 변화 가능성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중순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꾸준히 감소세를 나타냈다. 사망자도 하루 1200명 대로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CDC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이유는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어서다. 

CDC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유전체 전장분석 결과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46개 지역에서 2400명,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16개 지역에서 53명, 브라질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5개 지역에서 10명이 확인됐다. 

CDC는 이 데이터를 근거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3월 미국 코로나19 유행의 우점종이 될 것”이라며 “3월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올해 미국 코로나19 유행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CDC는 미국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체 분석 사례가 다른 나라보다 적다며 실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미국에서 긴급사용승인을 얻은 코로나19 백신 3종이 변이 바이러스에 얼마나 면역력을 나타낼지에 대해서는 시험이 진행 중이다. 미국 생명공학기업 모더나는 지난주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부스터 샷을 개발해 시험 중이라고 밝혔다. 

화이자 백신을 개발한 우구르 사힌 바이오엔테크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화이자 백신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얼마나 효과적인지 보여주는 실제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는 6~8주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세 번째로 긴급사용승인을 얻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존슨앤존슨 알렉스 고르스키 최고경영자(CEO)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부스터를 개발 중이라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월렌스키 국장은 “궁극적으로 예방 접종만이 코로나19에서 우리를 해방시키겠지만, 그 때까지 더 많은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며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공중 보건 예방 조치를 준수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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