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향신문]
196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1971년 3월3일 200㎝ 폭설에 전화 먹통, 정전까지
지난 1일 강원도에 폭설이 내렸죠. 연휴를 맞아 동해안을 찾은 관광객들은 도로에서 꼼짝 없이 고립됐습니다. 양양에서 춘천까지 8~10시간가량 걸렸다고 하니까요. 정체 차량을 견인하기 위해 군부대까지 동원됐습니다. 1일부터 2일 오전까지 적설량은 미시령 77.6㎝, 속초 설악동 60.2㎝, 강릉 왕산 56.2㎝, 구룡령 51.3㎝ 등을 기록했습니다.
50년 전 이날도 강원도에 기록할 만한 폭설이 내렸습니다. 1971년 3월1일 밤부터 3일 오전까지 진부령 108㎝, 대관령 200㎝, 설악산 80㎝, 삽당령 100㎝ 등 눈이 쏟아졌습니다. 폭설로 인제~고성, 춘천~양구, 강릉~속초, 강릉~평창 등 8개 구간에서 도로가 막혔습니다. 춘천~속초를 오가는 시외버스 27대가 인제군 원통리에서 발이 묶여 승객 300여명이 이틀째 갇히기도 했습니다.
이 시절엔 전화도 먹통이었습니다. 춘천~속초, 춘천~삼척 등 7개 도시 사이에선 시외전화가, 춘천~고성 등 5개 도시 사이에선 경비전화가 끊겼습니다. 양양과 고성의 산간 지역에 사는 2000여가구 1만5000여명은 외부와 연락이 단절됐습니다. 송전선이 끊겨 2일 밤 11시부턴 영동 지방 전체가 정전되기도 했습니다.
충북 영동군 용산면 가곡리 서울~부산 간 고속도로에선 고속버스 연쇄 전복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서울에서 김천으로 가던 한일고속버스가 터널을 빠져나와 커브 내리막길에서 빙판에 미끄러졌습니다. 버스 기사가 중앙 분리대 쪽으로 급커브를 했지만 상행선과 하행선 사이 파인 배수로에 박히면서 버스가 180도 뒤집혔습니다. 택시 한 대와 그레이하운드 소속 고속버스가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구조 작업을 펼쳤습니다.
그때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던 광주고속 소속 고속버스가 터널을 빠져나왔습니다. 버스 기사는 택시와 고속버스가 도로에 멈춰 있는 것을 보고 당황했고, 그 사이 버스가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으며 100m가량 주행했습니다. 결국 버스는 택시를 들이받고 벼랑으로 굴러 떨어졌습니다. 사고로 당시 11명이 숨지고 58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당시 기사는 부주의한 운전과 도로공사, 경찰 등 당국의 감독 소홀을 지적했습니다. 기사는 “서울~부산 간 고속도로가 개통된 뒤 교통부는 고속버스 시속을 평균 80㎞로 잡아 서울~부산 간을 6시간에 운행하도록 했으나, 실제로 고속버스들은 서로 경쟁을 벌여서 시속 120㎞로 마구 달리는 등 5시간40분대로 운행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힙니다. 또 “악천후에서는 속도를 60㎞로 제한했으나 운행시간에 쫓겨 이것마저 무시돼 2일 일어난 것과 같은 사고를 빚고 있다”고 했습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향신문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
- 이재명, 강성 당원 논란에 “1000명 차단하면 된다”···‘민생’ 강조하며 공식 행보 재가동
- 홍남기, ‘이명박·박근혜 사면 건의’ 국민의힘 요구에 “그건 대통령의 고유권한”
- 이하늘-김창열, 이현배 빈소서 갈등 봉합했나
- [박종성 칼럼]‘코인’으로 갈아탄 ‘영끌’
- ‘365억 피해 90대 할머니·99억 편취당한 60대’…홍콩서 역대급 전화금융사기
- 박원순 장례절차 책임자였던 행정국장…오세훈 "인사조치"에 사실상 '좌천'
- 김기현 "나는 문재인과 싸워 이긴 유일한 사람…상임위 정상화할 것"
- 공수처, 신임 검사 수사 교육…강사는 ‘노무현과 설전’ 김영종
- 경찰, '노원 세 모녀 살인' 김태현 "사이코패스 아니다" 결론
- 20대 주식 투자자 마이너스 통장 부채 75% 증가...코로나19로 계층간 소득 자산 격차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