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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3층 건물 위 '옥상마을'..지은지 50년, 주민들 붕괴 걱정

백창훈 기자 입력 2021. 03. 03. 06:30 수정 2021. 03. 0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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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부산진구 범천1동에 5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옥상마을'이 있다.

시장 상가건물 옥상에 또 다른 집들이 건축돼 있어 옥상마을이라 불리는 이곳은 노후화로 인한 붕괴 위험성이 커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일대는 지난 1970년대부터 '옥상 위에 건물'이라는 독특한 구조의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여러 곳에 옥상마을이 생겨났다.

주민 정모씨(60)는 "과거 옥상마을은 규모가 지금보다 더 컸다"며 "지금은 많이 낡았지만 당시에는 꽤 좋은 건물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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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들어선 부산진구 범천동 건물 위 '옥상마을'
건물 노후화에도 주민 의견 갈리며 재건축 '답보'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한 건물 3층 옥상에 주택들이 모여 옥상마을을 이루고 있다.2021.3.2 /© 뉴스1 백창훈 기자

(부산=뉴스1) 백창훈 기자 = 부산 부산진구 범천1동에 5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옥상마을'이 있다. 시장 상가건물 옥상에 또 다른 집들이 건축돼 있어 옥상마을이라 불리는 이곳은 노후화로 인한 붕괴 위험성이 커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부산진구 등에 따르면 현재 범천동 일대에 남아있는 옥상마을은 1곳 뿐이다. 재건축·재개발 소식도 들리지 않는다. 반면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또 다른 옥상마을 부지에는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섰다.

옥상마을은 부산도시철도 1호선 범일역 10번 출구에서 400여m 떨어진 곳에 있다. 이날 찾아간 옥상마을 건물은 외벽 군데군데 금이 가 한 눈에 봐도 노후화가 심각해 보였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금이 갔고 창문이 없어 환기가 잘 안 된 탓인지 역한 냄새가 올라왔다. 위를 올려다보니 천장은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가 철근이 노출됐고 거미줄도 어지럽게 뒤엉킨 채 방치돼 있었다. 이곳에는 결혼중매업체, 의류점 등 10여 곳이 영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옥상마을이 있는 건물 2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 뉴스1 백창훈 기자

계단을 오르던 주민 조모씨(78)는 “계단이 많아 무릎 아픈 것은 둘째치고 건물이 오래돼 언제 무너질지 겁난다”며 ”보수 공사가 절실하다”고 혀를 찼다.

주거시설 33채가 모여 있는 3층은 누수 현상으로 인해 복도 천장에서 물방울이 계속 떨어졌다. 사람이 살고 있다는 흔적이 보이지 않는 빈집도 군데군데 눈에 들어왔다.

각 세대 앞에는 매직으로 벽에 호수를 써 세대를 간신히 구별해놨다. 우체부 조모씨(50대)는 “벽에 호수가 제대로 적혀있지 않은 세대도 있어 이름을 일일이 불러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꼭대기인 4층 옥상으로 들어서자 옥상마을이 눈에 들어 왔다. 총 15세대 건물이 밀집하면서 옥상에 골목이 형성됐다. 노후화로 붕괴 위험성이 커 보이는 건 마찬가지였다.

이 일대는 지난 1970년대부터 '옥상 위에 건물'이라는 독특한 구조의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여러 곳에 옥상마을이 생겨났다. 당시 빈곤층 시민들이 궁여지책으로 옥상에 집을 짓기 시작한 게 유래인 것으로 전해진다.

남아 있던 옥상마을들은 10여년 전부터 재건축·재개발로 인해 모두 사라졌다. 주민 정모씨(60)는 “과거 옥상마을은 규모가 지금보다 더 컸다”며 “지금은 많이 낡았지만 당시에는 꽤 좋은 건물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취재진이 찾은 옥상마을은 1971년에 준공된 3층 규모 건물이다. 이후 주민들이 옥상에 집을 짓기 시작하면서 4층 높이 건물이 됐다. 1980년대에는 정부가 무허가 건물 양성화 조치를 시행하면서 주거권이 인정됐다.

3층 건물 옥상에 주택들이 들어서면서 옥상마을이라 불리고 있다. © 뉴스1 백창훈 기자

주민들은 수차례 부산진구에 안전문제를 제기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날 한 주민의 안내로 15평 남짓한 집으로 들어섰다.

벽지에는 곰팡이가 가득했고 집 안에는 소변기밖에 없었다. 대변기는 마당에 있는 칸막이 안에 푸세식으로 설치돼 있는데 주민들은 2~3개월에 한번씩 업체를 불러 분뇨를 처리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화재 위험이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오모씨(83)는 "주변 높은 건물에서 버려지는 담배꽁초가 옥상에 한 무더기로 쌓인다"며 "불이 나도 사방이 아파트로 막혀 도망갈 곳도 없다”고 불안해했다.

구에 따르면 해당 건물은 주민 의견이 모아지지 않으면서 재건축도 예정돼 있지 않다. 주민 A씨는 “빈집이 많아 보이지만 소유주가 다 있다"며 “소유주들은 딴 곳에 살고 있고 재건축 보상금액이 적어서 월세를 받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0년 구는 옥상마을 건물을 붕괴우려가 있는 안전등급인 ‘D급’으로 정했다. 하지만 2018년부터는 구청의 정기안전점검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재난안전법에서 시설물안전법으로 적용 법규가 바뀌면서다. 구 관계자는 “근린생활시설이던 해당 건물은 적용 법규가 바뀌면서 관리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답했다.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옥상마을 건물 전경. © 뉴스1 백창훈 기자

hun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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