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시사저널

진격의 네이버, 왜 지금 날아오르나

조유빈 기자 입력 2021. 03. 03. 10:02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검색·커머스·핀테크·콘텐츠까지 '초록 생태계' 구축
코로나19에도 역대 최대 매출 찍은 네이버의 저력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구글이 1등을 하지 못하는 나라. 바로 한국이다. 전 세계 검색엔진 점유율의 90%가 넘는 구글이 유독 한국에서는 기를 펴지 못한다. 그 이유는 뭘까. 네이버다. 대한민국 국민 70% 이상이 네이버를 통해 검색을 한다. 한국에서 네이버의 '초록창'은 검색엔진을 일컫는 대명사가 됐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사람들은 네이버를 통해 쇼핑을 하고, 웹툰을 보고, AI를 불러내고, 음식을 주문하고, 결제를 한다. 이제 네이버는 '포털 공룡'이라고만 부르기엔 너무 커버렸다. 일명 '초록 생태계'를 만들어가며 다방면으로 발을 뻗고 있다.

검색포털 1위는 일찌감치 입증했고, 신사업에서도 날아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많은 기업이 비대면의 절벽에서 추락할 때, 네이버는 오히려 비대면의 추세를 딛고 성장했다. 5조3041억원이라는 역대급 매출이 네이버의 저력을 증명한다. 검색포털에서 시작해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커머스 시장까지 발을 뻗으며 진화하고 있는 플랫폼 기업, 네이버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파트너십 통해 사업 다각화

네이버의 생태계는 일명 '동맹'을 통해 확장된다. 이 특성은 지금 네이버의 가장 뜨거운 분야인 콘텐츠 사업에도 적용된다. 지난해 11월 네이버는 CJ그룹과 지분을 교환하면서 CJ ENM의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네이버 웹툰 등의 IP(지식재산권)를 영상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 것이다. 네이버 IP로 만들어진 영화와 드라마는 CJ ENM과 JTBC의 합작법인으로 만들어진 토종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을 통해서도 방영될 수 있다. 네이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멤버십과 OTT의 결합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혜택 선택지에 티빙 구독권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웹툰을 비롯해 1차적으로 검증된 네이버의 작품들은 영상화를 통해 다시 흥행에 성공했다. 글로벌 누적 조회 수 12억 뷰를 달성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 홈》은 그 성공 방정식을 또 한 번 입증했고, 네이버가 보유한 IP의 글로벌 가치를 다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최근 네이버는 네이버웹툰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하면서 글로벌 IP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달리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6억 달러(약 6500억원)에 인수했는데, 역대 최고 규모의 M&A다. 큰 금액을 투자해서라도 IP를 확보한 플랫폼을 직접 보유하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네이버는 세계 Z세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왓패드의 웹소설을 웹툰으로 제작, 궁극적으로 모든 스토리텔링의 IP를 네이버를 통해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콘텐츠 분야는 엔터테인먼트 시장으로까지 확대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한국 플랫폼 간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미 YG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에도 투자한 바 있는 네이버는 최근 엔터사와 본격적인 협력 행보를 펼치고 있다. 그 대상은 BTS로 전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다. '브이라이브'를 통해 K팝 아티스트와 팬들을 연결해 왔던 네이버와 '위버스'라는 팬 커뮤니티 서비스로 소통의 장을 열었던 빅히트가 힘을 합쳤다.

네이버는 지난 1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비엔엑스에 4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비엔엑스 지분 49%를 인수하고 비엔엑스가 네이버 브이라이브 사업부를 가져가기로 했다. 쉽게 말해 네이버의 기술력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사업 역량을 합친 것이다. 네이버는 기술 개발에, 빅히트는 콘텐츠 생산과 유통에 집중하기로 했다. 위버스와 브이라이브를 합한 MAU(월 이용자 수)는 3470만 명. 85%가 글로벌 사용자다. 이 움직임은 엔터테인먼트의 메인스트림 시장을 아시아로 견인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도 낳았다. 이미 활성화된 플랫폼에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유입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성장은 쇼핑의 성장과도 맞물리게 된다. 온라인 공연 시청권, 영상 콘텐츠의 판매와 구매가 네이버 쇼핑·네이버페이의 성장과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쇼핑·페이의 승부가 시작됐다 

그럼 이제 쇼핑을 살펴보자. '커머스'는 이미 네이버의 주축 중 하나다. 네이버는 국내 이커머스 1위 사업자의 지위를 갖고 있다. 2020년 거래액은 26조8000억원에 이른다. 2016년 시장 점유율은 7%에 불과했지만 2020년 점유율은 17%로 올랐다. 전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을 뛰어넘는 고성장이다. 네이버 쇼핑의 성장에는 '높은 검색엔진 점유율'과 '스마트스토어 생태계'라는 두 장점이 작용했다. 비대면 소비가 확대되면서 라이브 커머스가 대세가 되자 '쇼핑 라이브'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약점은 물류 경쟁력이었는데, 이 역시 동맹으로 해결했다. CJ대한통운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빠른 배송'을 확보한 것이다. 최근에는 '지정일 배송'과 '오늘 도착' 등 배송 서비스까지 추진하고 있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향후에도 스마트스토어 생태계를 강화하고 물류 경쟁력을 갖추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최강자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네이버 쇼핑의 적정 가치를 25조원으로 평가했다.

쇼핑과 이어져 시너지를 내는 것이 또 있으니, '페이'다. 네이버페이를 앞세운 핀테크는 지난해 네이버에서 가장 성장률이 높은 분야였다. 가입자는 3000만 명에 이르고, 사용처도 늘어나고 있다. 네이버페이 적용 대상을 오프라인까지 확대하면서 삼성페이, 카카오페이와의 대결에도 돌입했다. 네이버페이의 확장을 유통가는 외면할 수 없다. 이미 확보된 네이버페이 회원들을 고객으로 유입하기 위해 대다수 유통업계가 네이버페이 사용을 허락했다. 네이버페이를 통한 적립 혜택은 적립금을 이용한 콘텐츠 감상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쇼핑과 콘텐츠를 넘나드는 '페이 생태계'의 구성이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네이버페이의 후불결제 서비스까지 허용했다.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상품을 구매할 경우 30만원 한도로 신용결제(외상결제)가 가능해진다. 간편결제뿐 아니라 실질적인 신용카드 기능까지 확장된 것이다. 김현용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본격 확산과 네이버페이 신용결제 허용은 (네이버의) 쇼핑 거래액 고성장을 자극하는 기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네이버가 경쟁 온라인 쇼핑 기업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포인트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검색 본연의 기능 강화에도 힘써

코로나19의 비대면 흐름이 성장에 날개를 달아준 분야는 클라우드다. 서버나 소프트웨어 등 IT 자원을 인터넷을 통해 사용하고, 쓴 만큼 요금을 지불하는 서비스인 클라우드는 그동안 스타트업이나 게임 회사들이 주로 이용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클라우드가 원격 근무를 뒷받침하는 기업의 필수 조건으로 자리 잡게 되면서 네이버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부상한 것이다. 화상 회의와 메신저 중심의 그룹웨어 사용이 늘자 기업용 협업 툴인 네이버 웍스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웍스는 원래 '라인 웍스'라는 이름으로 일본에서 출시돼 일본 내 협업 도구 시장에서 1위를 지켜왔다.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협업 툴 시장의 성장세를 타고, 네이버는 웍스 활용처를 공격적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원격 교육 솔루션과 관련된 클라우드 공급 계약 등을 이어가면서 클라우드 분야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사업을 뻗어내고 있지만, 네이버의 시작은 '검색'이라는 사실을 네이버도 잘 알고 있다. 지금도 검색 서비스는 네이버의 성장을 안정적으로 견인하는 효자다. 검색과 광고를 아우르는 서치플랫폼은 2020년을 기준으로 3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사업 부문 가운데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한다. 네이버는 기존 포털의 역할 강화에도 나선다. 정확한 출처의 정보를 우선적으로 노출하는 것으로 이용자들의 신뢰를 유지하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검색 랭킹 알고리즘을 업데이트해 공식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와 잘 정리된 문서가 검색 결과 상위에 보이게 했다.

최근 네이버는 검색 분야에서 또 한 번의 변신을 꾀했다. 바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 폐지다. 사실상 실검 서비스는 네이버를 국내 최대 검색포털로 자리매김시킨 공신이었다. 실검은 대중이 어떤 것에 관심을 두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였고, 재난 정보와 그날의 핵심 이슈를 빠르게 알 수 있는 장치였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정치적 논란과 세력 대결의 장이 되기도 했고 '어뷰징 기사의 가이드라인' '기업들의 광고판'이라는 비판도 받아왔다. 그동안 서비스를 개편하면서 실검의 존재를 유지해 오던 네이버는 결국 16년 만에 실검 폐지라는 카드를 택했다.

'네이버를 만든' 실검의 폐지는 '포털 네이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네이버 측은 "그동안 검색어가 다양화되고 세분화돼 급상승 검색어가 대중의 관심사를 대변한다고 보기 어려워졌다"며 "직접 성별, 지역, 연령대, 기간 등을 설정해 분야별 검색 추이를 살펴볼 수 있는 서비스 페이지인 '데이터랩'의 고도화를 통해 정확한 트렌드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시사저널(http://www.sisajournal.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