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볼거리 많은데..또 다시 외부 이슈에 시선 빼앗긴 K리그

안영준 기자 2021. 3. 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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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가 또 다시 외부 이슈에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K리그가 그라운드 밖 사건으로 이슈를 빼앗긴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외부 이슈가 K리그를 덮쳤다.

선수들을 비롯한 구성원들이, 한발 더 뛰어야하는 K리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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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시즌 '리얼돌 사태' 악몽 떠올라
K리그가 외부 이슈에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K리그가 또 다시 외부 이슈에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시선이 닿았더라면 더 빛났을 좋은 볼거리가 많기에 더욱 아쉽다.

최근 막을 올린 K리그는 지금 많은 조명을 받고 있다. 하지만 비춰지고 있는 이슈는 그라운드 밖에 있다. 다름 아닌 '기성용 성폭행 의혹'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는 "국가대표 출신 프로축구 선수 A가 초등학교 시절 B와 C를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지목된 A가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인 기성용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큰 파장이 일었다.

이후 기성용 측과 기성용을 가해자로 지목하는 측이 의혹에 대해 반박과 재반박을 주고받았다. 워낙 큰 사건이다 보니 이들이 주장을 펼칠 때마다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었고 때문에 정작 땀흘려 준비한 '경기'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다.

개막을 앞둔 때는 리그와 관련된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지고, 그것이 '기대'와 결합해 더 큰 관심으로 이어지곤 한다. 그 이야기와 기대가 한 시즌을 끌어가는 동력이 되고, 향후 더 많은 관심을 부르는 기폭제가 되기도 한다. 소중하고, 또 중요한 시간이다.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 때까지만 해도 기성용의 '택배 패스'가 '전주성에서도 배달이 될지' 궁금했다. 택배가 배달이 되건, 되지 않건 그것만으로도 이슈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성폭행 의혹' 사건이 터진 이후로는 이 궁금증이 의미가 없었다.

아직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개막전 후 팀이 패배했음에도 수훈선수 기자회견을 자청할 수밖에 없었던 기성용도 'K리그 구성원'으로서는 명백한 피해자였다. 기성용도 'K리그 최고의 축제날' 성폭행 의혹에 대해 30분 넘게 말하는 걸 원치는 않았을 거다.

전북과 서울의 경기뿐만 아니다. 리그 전체가 개막이라는 최고의 '성수기'에 이슈를 빼앗겼다.

한 K리그 관계자는 "보통 개막에 맞춰 모든 관심을 받기 위해 준비한다. 하지만 이번엔 아무래도 집중도가 덜할 수밖에 없었다"며 허탈해 했다. "언제 나왔어도 이슈가 되기는 했겠지만, 왜 하필 개막을 앞둔 시기였느나"며 폭로 측을 원망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실제로 개막 라운드에선 홍명보 울산 현대 신임 감독의 완벽한 데뷔, 주목 받았던 외국인 선수들의 등장, 승격 팀 수원 FC의 선전, 더 성장했음을 입증한 포항 스틸러스의 송민규, 남기일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의 친정 방문 등 여러 스토리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 이슈들은 모두 온전한 조명을 받지 못했다.

K리그가 그라운드 밖 사건으로 이슈를 빼앗긴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5월 FC 서울과 광주 FC의 경기에서 홈팀 측이 관중석에 배치한 인형이 '리얼돌'로 밝혀져 이슈가 됐다.

당시 K리그 선수들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개막 후 관심과 열기를 집중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다른 나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리그를 열지 못하는 상황에서, 매 라운드 명승부가 펼쳐져 순풍도 불어오던 참이었다.

하지만 '리얼돌 사건'이 터지며 팬들의 시선은 한순간에 그라운드 밖으로 떠나갔다. '라이브로 축구를 볼 수 있는 리그'라는 프레임은 그 시기 매우 가치 있는 이미지였으나, '관중석에 리얼돌이 있는 리그'라는 프레임이 이를 덮어버렸다. 한창 좋았던 관심과 기세가 이 시기 다소 꺾였던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외부 이슈가 K리그를 덮쳤다. 한창 주목받을 시기, 주목받을 가치가 있는 많은 이야기들이 또 다시 시선을 받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까워하는 이들이 상당히 많다. 선수들을 비롯한 구성원들이, 한발 더 뛰어야하는 K리그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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