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데일리

'부당 특허소송으로 경쟁사 영업방해' 대웅제약 검찰 고발

왕해나 입력 2021. 03. 03. 12:01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공정위, 대웅제약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 23억 부과
대웅제약, 파비스 특허 비침해 확인하고도 소송 진행
데이터 조작으로 얻은 특허로 안국약품 상대 소송
공정위 "위장소송, 전형적인 특허권 남용"
대웅제약 "절차에 따라 성실하게 바로잡겠다"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점을 알고도 부당하게 특허소송을 걸어 경쟁사의 영업을 방해한 대웅제약(069620)이 검찰에 고발됐다. 대웅제약은 실험 데이터를 조작해 특허를 출원하고도 경쟁사 제네릭 제품이 출시되자 이를 방해하기 위해 특허소송을 제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웅제약 및 대웅(003090)(이하 대웅제약)이 부당하게 특허소송을 제기해 제네릭 약품의 판매를 방해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2억97000만원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3일 결정했다. 부당한 특허소송으로 경쟁사의 거래를 방해한 행위를 제재한 최초의 사례다.

대웅제약 사옥 전경.(사진=대웅제약)
특허 침해 안했는데…파비스 상대 소송

공정위에 따르면 대웅제약이 받고 있는 혐의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한국파비스제약이 대웅제약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음을 인지하고도 특허소송을 걸어 영업을 방해한 혐의다.

대웅제약은 2000년 6월 위장약 알비스를 출시했다. 2013년 1월 원천특허 만료에 따라 경쟁사들이 제네릭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했고 한국파비스제약 역시 2014년 10월 알비스 제네릭 제품을 내놨다. 대웅제약은 파비스 제품을 직접 수거해 파비스가 이중정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도 판매를 방해하기 위해 2014년 12월 특허침해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공정위는 파악했다. 공정위가 확보한 대웅제약 내부문서에는 “사실상 침해가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가처분이 인용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사료됨”, “소송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을 지연해 분쟁상태 길게 유지”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대웅제약은 가처분 소송으로 파비스 제품이 판매 중단될 수 있음을 거래처에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파비스의 제품 판매를 방해했다. 이에 따라 파비스제약에 제조위탁을 검토하던 일부 제약사가 대웅제약으로 거래처를 바꾸는 등 파비스제약의 영업이 위축·방해됐다. 소송 과정에서 침해를 입증하지 못해 패소가 예상되자 파비스제약의 시장진입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관련성 없는 실험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소송을 지연시키기도 했다. 대웅제약은 결국 특허침해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해 2015년 5월 패소했다.

허위 데이터로 얻은 특허로 소송까지

또다른 혐의는 실험 데이터를 조작해 출원한 특허로 안국약품의 제네릭 제품 판매를 방해하기 위해 특허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대웅제약은 알비스 특허 만료에 따른 매출방어를 위해 2015년 2월 후속제품 알비스D를 출시했다. 제품 출시 과정에서 제품 발매 전 특허를 출원하라는 회장 지시에 따라 2014년말 급하게 특허출원을 추진하게 됐다. 하지만 특허내용을 뒷받침할 생동성실험 데이터가 부족했고 원하는 데이터만으로는 특허를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대웅제약은 생동성실험 데이터를 3건에서 5건(성공데이터 1건→3건)으로 늘리고 세부수치(어떤 입자크기에서 수행된 실험인지 등)도 조작해 특허 출원을 강행, 2015년 1월 특허를 얻어냈다. 알비스D 관련 내부 문서에는 “데이타도 없는데 누가 회장님께 특허 보호 가능하다고 보고했는지 문의”, “특허 출원이 가능한 방향으로 실시 수정예 작성하고 데이터 조직을 암묵적으로 공유” 등의 문구가 적시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대웅제약은 허위데이터 제출을 통해 특허를 받았음에도 안국약품의 제네릭 제품이 출시되자 판매방해를 위해 2016년 특허침해금지소송을 제기했다. 안국약품이 소송과정에서 생동성시험 데이터가 조작됐다는 점을 문제삼자 대웅제약은 화해를 유도해 2017년 10월 소송을 종결시켰다. 대웅제약은 파비스제약때와 마찬가지로 소송사실을 병원과 도매상 등에 알려 안국약품의 제품 판매를 21개월간 방해한 것으로 공정위는 판단했다.

(표=공정위)
실제 이 같은 대웅제약의 부당 특허소송 전략은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알비스(알비스D 포함)는 2012년~2017년까지 매년 600억원 수준 유지해왔다. 2014년 제네릭 진입 이후 매출이 다소 감소했으나 특허소송 등을 적극 활용하면서 매출액을 일정수준으로 다시 복원시켰다.

공정위는 대웅제약이 공정거래법상 부당고객유인행위를 했다고 보고 과징금 부과 및 검찰 고발을 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는 “승소가능성이 없음에도 경쟁사 영업방해를 목적으로 위장소송를 제기하는 행위는 전형적인 특허권 남용행위”라면서 “허위자료까지 동원하여 기만적으로 특허를 등록한 후 특허소송을 제기하는 행위는 경쟁질서의 근간을 훼손하는 불공정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공정위는 대웅제약이 조작된 데이터로 얻은 알비스D 특허에 대해 특허청에 신고하고, 특허청도 대웅제약에 대해 특허무효소송을 제기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은 한 달 후 공정위 의결서를 받은 후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웅제약은 “공정위의 지적사항에 대해 절차에 따라 성실히 바로 잡을 예정이며, 추후 특허 등록 및 특허권 보호 진행시 관련 이슈가 재발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왕해나 (haena07@edaily.co.kr)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