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딸 숨 안 쉬어" 신고에 가보니 온몸에 멍 자국.. 부부 긴급체포

인천에서 8살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20대 부모가 경찰에 체포됐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20대 A씨 부부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A씨 부부는 전날 인천시 중구 운남동 한 주택에서 딸 B(8)양을 학대한 끝에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들은 전날 오후 8시57분 자택에서 “딸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A씨 부부는 소방당국에 “아이가 새벽 2시쯤 넘어졌는데 저녁에 보니 심정지 상태였다. 언제부터 숨을 쉬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이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당시 B양은 호흡을 하지 않는 상태였고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소방당국의 공동 대응 요청을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B양 몸 여러 곳에서 멍 자국을 발견하고 A씨 부부를 긴급체포했다.

소방당국의 구급 출동 일지에는 B양이 지병(암)을 앓았다고 기록돼 있었으나 경찰은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A씨 부부는 경찰에 체포된 뒤 학대치사 혐의를 완전히 부인하지도 인정하지도 않는 애매모호한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 부부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 등을 확인할 계획이며 살인죄를 적용할 지와 구속 영장을 신청할지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