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명, 김하성의 공백을 메워라' 장타력 배가 도전하는 키움 동기 3인방

[스포츠경향]

키움 외야수 허정협(왼쪽부터), 내야수 전병우, 김웅빈. 키움 히어로즈 제공

개막이 한 달 남은 시점에서 키움에게 김하성(26·샌디에이고)의 공백은 여전히 크다. 홍원기 감독의 방침도 이를 방증한다. 홍 감독은 취임과 함께 1루수(박병호), 2루수(서건창), 중견수(이정후) 외에는 정해진 주전이 없다고 밝혔고, 김하성의 자리 유격수도 김혜성을 비롯한 여러 선수들이 경쟁체제에 한창이다.

더욱 문제는 타력이다. 김하성은 지난해 138경기에 나와 타율 0.306, 30홈런에 109타점, 111득점을 했다. 도루도 23개를 기록했다. 30홈런에 100타점, 20도루가 되는 타자의 존재감은 쉽게 대체하기가 힘들다. 결국 뚜렷한 전력보강이 없었고,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프레이타스 역시 검증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머지 타자들이 십시일반 이 공백을 메울 수밖에 없다.

이 공백을 위해 2015년 입단동기 세 명의 야수들이 나선다. 내야수 전병우(29), 김웅빈(25), 외야수 허정협(31)이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부쩍 높여온 팀 내 존재감을 바탕으로 김하성의 공백을 메운다.

전병우는 지난해 키움의 가장 큰 발견 중 하나였다. 2015년 롯데 2차 3라운드 28순위로 입단한 전병우는 2018년 1군에 데뷔해 지난 시즌에 앞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3루수로 낙점했던 외국인 선수 테일러 모터의 부진으로 주전을 꿰찬 전병우는 119경기에 나와 타율 0.237, 8홈런에 48타점을 기록했다. 풀타임 주전이 처음이었음에도 준수한 3루 수비로 초반 공백을 메웠다.

허정협 역시 지난해가 껍질을 깨고 나온 시기였다. 2015년 넥센 육성선수로 입단한 허정협은 그해 1군 데뷔에도 성공했지만 2017년 83경기에 나온 것이 최다 출장 기록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는 임병욱의 부상으로 공백이 생긴 외야를 주로 좌익수로 나와 메우면서 타율 0.268, 10홈런, 43타점을 올렸다. 이러한 공로로 전병우와 허정협은 올시즌을 앞두고 모두 100% 이상의 연봉인상률을 기록했다.

김웅빈에게도 뜻깊은 한 해였다. 2015년 SK 2차 3라운드 27순위로 입단한 김웅빈은 이듬해 넥센에서 1군에 데뷔한 후 지난해 73경기로 가장 많은 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시즌 전 청백전에서 삼두근을 다친데 이어 시즌 중에는 햄스트링이 좋지 않아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다. 3루수 경쟁 역시 전병우에게 밀렸다.

팀은 달랐지만 입단동기인 셋은 올해 더욱 단단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결은 다이어트다. 허정협은 3㎏를 뺐고, 김웅빈은 무려 7㎏를 감량했다. 전병우는 새 신랑이 되면서 각오를 다졌다. 지난 2일부터 시작된 팀 자체 청백전에서 셋은 실전에 첫 선을 보였다. 지난 2일 경기에서 김웅빈은 3회초 우월 투런포를 작렬하며 화력을 과시했다. 장타력 보강을 위해 테이크백 동작 때 배트를 더 뒤로 뺀 부분이 효과를 봤다.

올시즌 전병우는 지난해와 같이 3루, 허정협은 외야수 주전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인다. 김웅빈은 3루 뿐 아니라 박병호, 프레이타스가 주로 설 1루 백업요원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나란히 5번 자리에도 선 적이 있었던 셋의 장타력이 배가돼야 김하성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

김웅빈은 2일 경기를 마치고 “시즌 홈런 20개까지를 노려보겠다”고 말했다. 돌고 돌아 같은 팀에서 만난 입단 동기 셋의 발전이 곧 올해 키움의 전력향상의 바로미터가 된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