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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의 시간, 선정적 보도 경계해야

편집위원회 입력 2021. 03. 0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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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2월26일 전국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이런 선정적 보도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과정에서 되풀이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불안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신뢰를 키우려면 정부의 투명한 정보 제공과 언론의 과학적이고 신중한 보도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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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주장] 편집위원회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2월26일 전국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월20일 이후 403일 만이다. 정부가 밝힌 ‘코로나19 예방접종 시행계획’을 보면 1분기 130만명, 2분기 900만명, 3~4분기 3325만명을 접종한다. 오는 9월까지 전 국민의 70% 이상에 대해 1차 접종을 마치고 11월에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신 접종 개시 후 2일 0시 기준 2만3000여명이 접종을 마쳤고, 발열과 두통, 메스꺼움 등 이상 반응 신고가 150건 넘게 나왔지만 중증 이상 반응 사례는 없었다.

백신 접종은 코로나19 팬데믹을 종식시킬 대장정의 시작이다. 순조롭게 백신 접종이 이뤄지면 코로나19가 억제되고, 충분한 인구가 백신을 맞아 집단면역을 형성하면 일상 회복의 길이 열릴 수 있다. 불신과 우려를 뚫고 접종이 잘 이뤄지도록 언론은 길잡이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성공적인 백신 접종이 이뤄지도록 다양한 정보를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차분하게 전달하고, 백신 리스크에 대한 과도한 공포심 조장을 경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조회수를 올릴 목적으로 ‘단독’ ‘속보’가 붙은 기사를 쏟아내선 안 된다.

이런 점에서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당부는 새겨들을 대목이 많다. 이 교수는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된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작년 독감 백신 때도 있었던 것처럼 예상치 못한, 인과관계가 분명치 않은 이상 반응에 대해 언론의 선정적 보도나 정치권의 악용이 일어나며 순탄한 접종에 큰 방해가 될 수 있다”면서 △선정적인 제목 달지 않기 △인과관계가 확인될 때까지 유보적 태도 △백신 전문가 의견 반드시 인용 등을 당부했다.

지난해 10월 독감 백신 접종 당시, 독감 백신과 사망의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수많은 언론매체들은 독감 백신 접종 후 부작용으로 사망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지난 1월 ‘노르웨이발 백신 사망’ 보도도 마찬가지였다. 외신 보도를 인용한 기사들이 <노르웨이 백신 접종 후 사망자 속출> <노르웨이 29명 백신 쇼크> <맞힐수록 늘어 사망자 33명> 같은 제목을 달고 스포츠중계처럼 이어졌다. 이런 선정적 보도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과정에서 되풀이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불안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 틈을 비집고 정치권에서 불신과 혼란을 부채질하는 무책임한 언동이 나올 수 있다. 백신에 대한 불안이 번져간다면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프로그램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백신 접종을 정쟁에 이용해선 안 되고, 언론 또한 정치권의 비과학적 언급을 그대로 옮겨 백신 불신을 부추기는 보도는 지양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신뢰를 키우려면 정부의 투명한 정보 제공과 언론의 과학적이고 신중한 보도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백신의 시간이 시작됐지만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19에 둘러싸여 있다. 누적 확진자가 9만명을 넘었고 곳곳에서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언론은 백신 수급과 접종이 원활하게 이뤄지는지를 철저하게 감시하면서 허위정보를 걸러내고, 다양한 정보를 신중하게 전달해야 한다. 그동안 코로나19에 대한 언론 보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분석이나 해석 없이 상황만 빠르게 전달하고, 사회적 불안과 혐오를 조장하고, 유튜브나 커뮤니티에 올라온 잘못된 정보를 검증하지 않고 기사화한 사례는 차고 넘친다. 그렇게 해서 무엇을 얻었나. 조회수를 신뢰와 맞바꾸는 어리석은 보도 행태를 다시는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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