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세페 흥행 부진은 납품구조 탓.. KDI "직매입 유도해야"

박세인 2021. 3. 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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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 행사가 자리매김하지 못하는 이유는 유통업계의 고질적인 '특약매입' 방식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특약매입'은 백화점 등 대형 유통사가 재고 부담을 떠안는 '직매입' 방식과 달리 납품업자가 이를 책임지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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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대규모유통업 거래유형 분석과 정책방향' 보고서
납품업체에 불리한 '특약매입' 불공정 거래 빈도 높아
2020코리아세일페스타가 개막한 2020년 11월 1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을 찾은 고객들이 ‘힘내요! 대한민국 코리아패션마켓 시즌2’ 행사장에서 의류를 살펴보고 있다. 배우한 기자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 행사가 자리매김하지 못하는 이유는 유통업계의 고질적인 '특약매입' 방식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특약매입'은 백화점 등 대형 유통사가 재고 부담을 떠안는 '직매입' 방식과 달리 납품업자가 이를 책임지는 방식이다. 대형 유통업체에 입점하고 싶은 납품 업체들이 손해를 떠안는 구조라 불공정거래 행위도 더 많이 발생한다.

이진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3일 ‘대규모 유통업의 거래유형 분석과 정책방향’ 보고서에서 “특약매입에서 불공정거래행위 빈도가 다른 거래유형의 2~3.5배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1998년부터 2020년 사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의결한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사건 187건의 의결서를 전수 분석했다.

그 결과 특약매입에서 △부당한 납품가격 인하 △판매수수료율 인상 △일방적 거래 중지 등 불공정거래행위가 발생한 빈도는 거래 규모 1,000억원당 4.2건으로 직매입(2.1건), 매장임대차계약(1.9건) 등 보다 잦았다.

특약매입에서 불공정거래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유통업체와 납품업체 간의 거래상 지위, 즉 갑을관계 때문이다. 대형 유통업체 입점이 걸린 문제라 납품업체들은 부당한 일을 당하고도 감내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연구위원은 코세페 행사에 대한 소비자의 체감도가 낮은 한 원인도 국내 유통업계의 고질적인 특약매입 구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직매입 상품 비중이 높을 경우 코세페 기간을 이용해 유통업체들이 재고를 처리할 수 있어 상품 가격을 큰 폭으로 할인할 요인이 있다. 직매입 비중이 높은 미국에서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70% 이상 할인된 제품이 매대에 등장하는 이유다. 하지만 국내처럼 특약매입 비중이 큰 상태에서 가격 할인을 요구하면 이는 납품업체에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 연구위원은 “직매입 비중이 낮은 국내 유통 구조에서는 할인율을 내세우기보다는 차라리 판매 여건에 변화를 주는 방향이 낫다”고도 제언했다. 유통업계 전반에서 직매입 비중이 뚜렷하게 확대되기 전까지는, 체감이 잘 안 되는 할인율을 내세우기보다 판매 여건과 구매성향에 변화를 주자는 것이다.

그는 "행사 기간을 줄이고 부처별로 산발적으로 진행되는 쇼핑 축제를 통합해 행사 집약도를 높이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며 "특히 행사 기간만이라도 대규모 영업시간 제한 등 규제를 걷어 낸 ‘규제 프리 쇼핑기간’으로 설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세종 =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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