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윌리엄스 캠프'..KIA가 거북이처럼 느린 이유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입력 2021. 3. 3. 16:47 수정 2021. 3. 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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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훈련 전 코치들과 미팅하는 윌리엄스 감독. KIA 타이거즈 제공


맷 윌리엄스 감독의 KIA가 달라졌다. 숙제가 태산인 시즌이지만 서두르지 않고 오히려 매우 느린 속도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KIA는 7일 자체 청백전으로 첫 실전에 들어간다. 타 팀과 연습경기는 9일 대전에서 한화와 처음으로 시작한다. 제주 캠프를 6일 마치는 SK와 함께 10개 팀 중 가장 늦게 연습경기 체제로 들어간다.

KIA의 캠프 진행 속도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정반대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치른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KIA는 무려 20경기를 치렀다. 미국 독립리그·대학 팀들과 치른 연습 경기 일정은 당시 2월21일부터 시작됐다. 실전을 위해 선수만 54명을 데려가 A·B조로 나눠 실전 일정을 소화했다. 이 기간에는 거의 쉬지도 않았다. 각자 이미 개인 준비를 마치고 소집해 바로 기술훈련에 들어가 빠르게 시범경기 체제로 전환하는 메이저리그식 스프링캠프 일정과 비슷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캠프에서 쉴 새 없이 경기한 선수들에게 귀국 후에는 이례적으로 나흘 휴식을 주기도 하며 색다른 준비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정반대다. KIA는 3일에도 라이브피칭·배팅 훈련을 했다. KIA 투수들의 라이브피칭은 지난 2월26일 시작됐다. 캠프 소집 이후 한 달이 지난 시점에도 라이브피칭 단계에 있다. 대부분 팀들이 2월 중순까지 불펜피칭을 마치고 20일을 전후로 이미 라이브피칭 훈련에 들어간 뒤 지난 1일부터는 연습경기 체제로 전환한 상태다. KIA의 걸음은 눈에 띄게 느리다.

팀과 시즌을 보는 윌리엄스 감독의 시선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해 KIA를 맡아 KBO리그에 처음 입성했다. 선수들의 강·약점을 최대한 빨리 파악하기 위해 실전에 중점을 뒀다. 지난 시즌을 통해 이미 선수들에 대한 파악은 마친 상태다. 지난 정규시즌을 10월31일에야 마친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해 긴 시즌을 치렀고 비활동기간이 비교적 짧아 올해는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했다.

특히 KIA는 지난해 줄부상을 겪었다. 김선빈, 이창진, 류지혁 등 내·외야 주축 선수들이 잇달아 햄스트링을 다쳐 이탈했고 마무리 전상현까지 부상으로 시즌 막판 이탈해 결국 KIA는 뒷심을 내지 못하고 5강 탈락했다. 체력과 부상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할 필요성을 충분히 느낀 시즌이었다. 2월1일 캠프 시작 이후 일주일 동안 기술훈련을 미루고 체력훈련만 한 이유이기도 하다.

KIA는 선발과 불펜부터 내·외야까지 확정된 것이 없을 정도로 올 시즌 또 새롭게 팀을 짜야 한다. 지난해처럼 최대한 실전을 많이 치르며 경쟁 포지션을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144경기를 위한 밑바탕을 충분히 다지는 것을 우선으로 보고 있다. 첫해 역동적으로 속도를 냈던 윌리엄스 감독이 2년차에는 오히려 더 신중해졌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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