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맥집기]사면초가 NRDO,구원투수 나선 아이디언스

송영두 2021. 3. 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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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바이오 기술반환 이후 NRDO 기대감↓
NRDO 기업 아이디언스 최근 400억 투자 유치로 주목
"NRDO 모델 불확실성 불구 가능성 여전해"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NRDO 기업 아이디언스가 최근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술수출 반환 사태 등으로 기대치가 꺾였던 NRDO 업계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이디언스는 지난 1월 총 400억원의 재무적투자자(FI) 자금 유치를 완료했다. 해당 투자에는 유안타인베스트먼트, TS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캐피탈, 서울투자파트너스 등 다수 벤처캐피탈(VC)이 참여했다. 아이디언스는 일동제약(249420) 자회사로, 신약후보 물질을 도입, 임상 중간단계에서 기술수출하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전문기업이다.

미국에서는 전체 바이오 기업 중 NRDO 기업이 약 30% 이상일 정도로 활성화됐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모델로서 투심은 냉랭했다. 투심 향방을 바꾼 것은 큐리언트(115180)와 브릿지바이오 테라퓨틱스였다. 이들이 지금껏 VC로부터 받은 투자금은 약 1300억원에 달한다. 한국파스퇴르 자회사로 출발한 국내 1호 NRDO 기업 큐리언트는 2016년 코스닥 상장 전 VC로부터 5차례에 걸쳐 278억원을 투자받았다. 이어 상장 후인 2018년에는 40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브릿지바이오도 2019년 코스닥 상장 전까지 시리즈A 145억원, 시리즈B 138억원, 시리즈C 340억원 등 3차례에 걸쳐 총 623억원을 투자받았다.

큐리언트에 투자했던 SBI인베스트먼트, 한화인베스트먼트는 각각 470%, 400%가 넘는 수익률을 거둬들였다. 브릿지바이오에 투자했던 HB인베스트먼트도 544%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2019년 7월 브릿지바이오가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최대 11억 유로(약 1조4600억원) 규모의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후보 물질(BBT-877)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NRDO 업계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

브릿지바이오 주가 추이.(자료=네이버금융)
◇기술반환 사태로 기대치↓, 가능성은 여전

하지만 브릿지바이오 기술수출 이후 BBT-877 개발 현황과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개발 파트너십에 대한 시장 우려가 확산됐다. 지속적인 불확실성에 시달렸고, 그 불확실성은 지난해 기술반환 사태로 확인되면서 시장 기대치는 급하락했다. 실제 기술수출 호재를 등에 업고 코스닥에 상장한 2019년 12월20일 5만4300원이던 브릿지바이오 주가도 3일 종가 기준 1만5950원으로, 지난해 10월 실시된 무상증자를 고려하면 약 20%가량 감소했다.

VC업계 관계자는 “핵심 연구원과 기술력으로 브릿지바이오 등 NRDO 선도 기업들이 주목받으면서, NRDO 모델에 대한 투심이 높아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기술반환 사태 등이 발생해 투심이 한풀 꺾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기술반환이 아쉽지만 NRDO로 조 단위 기술수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확인시켜준 사례다. 그런 가능성이 입증된 만큼 또 다른 기업들이 선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NRDO 모델에 대한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손민호 인라이트벤처스 상무는 “NRDO 모델의 특장점은 임상연구 속도가 빠른 것과 파이프라인의 확장성이다. 기업들이 여러 후보물질을 도입하고 연구개발을 하며 확장성을 가져가고 있다”며 “기술수출이 무산되면 신뢰도에는 타격이 있겠지만, 다른 후보물질들을 통해 기술수출을 추진할 수 있어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다. 개별 기업에 대한 투심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동제약 본사.(사진=일동제약)
◇아이디언스, 일동제약과 시너지에 기대

업계 안팎에서는 아이디언스에 내심 기대를 하고 있다. 다양한 의약품 개발 노하우가 있는 일동제약 자회사인 데다가 최근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서다. 20여년 간 한국MSD, 사노피아벤티스,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임상개발을 담당했던 이원식 박사가 대표이사인 점도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이디언스는 일동제약으로부터 핵심 신약물질을 이전받았고, 향후에도 신약개발 노하우와 다양한 물질 도입 등 기술력과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를 이끌어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아이디언스가 중점 개발 중인 신약은 표적항암제 IDX-1197이다. IDX-1197은 PARP 효소 작용기전과 암세포 DNA 특성을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신약후보 물질이다. 최근 국내 임상 1상에서, 단일요법 사용 시 폭넓은 범위의 용량에서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기존 PARP 저해제에 비해서도 더 다양한 종류의 암에서 우월한 효과를 나타내 경쟁력을 입증한 상태다.

글로벌 PARP 저해제 시장 규모는 오는 2024년 약 60억 달러(약 7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아이디언스 관계자는 “국내에서 IDX-1197 임상 1b2a상을 진행 중이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위암 대상 병용요법 임상시험을 허가받아 임상 1상에 돌입한 상황”이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고, 필요하다면 추가 투자도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NRDO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서 생소한 NRDO 모델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이해한다”면서도 “다양한 신약개발 노하우를 습득해 NRDO 기업에 머물러 있지 않고 최종적으로는 글로벌 신약개발기업으로의 도약이 목표인 만큼 그 가능성을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송영두 (songzi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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