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벗은 수베로 야구, 공격적인 주루와 수비+ML식 40인 로스터 운영 [스경X현장]

대전|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2021. 3. 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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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한화 수베로 감독이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퓨처스팀과의 청백전에서 작전지시를 내리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지난 1월11일 입국한 이후 이제 52일, 베일을 벗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야구는 공격적이었다. 선수관리에 있어서도 오랫동안 잔뼈가 굵은 미국 메이저리그의 시스템을 접목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한화는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홈팀 1군 캠프 선수들과 원정팀 퓨처스리그 캠프 선수들로 나눠 첫 자체 청백전을 열었다. 캠프 기간 동안 시뮬레이션 게임의 형태로 여러가지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했지만 정식 경기에 근접한 형태로 실전경기에 나선 것은 처음이었다. 당초 이날은 훈련일로 잡혀있었지만 수베로 감독이 직접 퓨처스팀과의 경기를 제안했고 최원호 퓨처스팀 감독이 흔쾌히 수락해 청백전으로 성사됐다.

1군팀은 올 시즌 처음 KBO 리그에 데뷔하는 좌완 라이언 카펜터를 선발투수로, 외국인 타자 라이온 힐리를 4번타자로 기용하는 등 정규리그를 방불케 하는 진용으로 나왔다. 반면 퓨처스팀은 그동안 수베로 감독이 체크하지 못한 신인급 선수들을 중심으로 평균연령이 20대 초반인 젊은 팀으로 맞불을 놨다.

한화 외국인 타자 힐리가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퓨처스팀과의 청백전에서 타격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첫 경기였지만 지난 시즌 한화에서 보이지 않던 많은 부분이 시도됐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주루였다. 출루를 한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다음 베이스를 노렸으며, 1루 주자가 단타에서도 3루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힐리 역시 주자로 나선 6회 1사 1루 상황에서 퓨처스팀 투수 이승관의 투구를 포수 박준범이 포구하는 데 실패하자 2루 도루를 감행했다.

수비 역시 적극적인 시프트가 시도됐다. 퓨처스팀 타자 성향에 따라서 한화 내야수비는 고무줄처럼 간격을 늘리고 줄였다. 마지막 이닝이인 8회 퓨처스팀 조현진의 직선타구 역시 시프트를 발동했던 1군팀 2루수 이도윤의 글러브에 그대로 빨려들어갔다. 내야수들은 팀에 관계없이 주자있는 상황에서는 적극적으로 더블 플레이를 시도했다.

한화 퓨처스팀 송호정(오른쪽)이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1군팀과의 청백전에서 3회 안타로 출루한 후 2루 도루를 성공시키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마운드에서도 새로운 얼굴들이 투구를 선보였다. 1군팀에서는 좌완 카펜터가 선발로 나와 43개의 공을 던졌으며 그 뒤를 우완 김이환이 이어 38개를 던졌다. 임준섭, 장웅정이 뒤를 이었다. 퓨처스팀에서는 신인 2차 1라운드 지명자 김기중이 선발로 31개를 던졌으며 지난해 1차지명 신지후, 2013년 입단한 이충호 등 지난해 1군 경험이 없던 투수들이 올라왔다.

결과는 1군팀의 승리였다. 3회 송호정의 중전안타에 이은 도루, 후속타자 강상원의 3루타로 퓨처스팀이 선취점을 냈지만 3회말 무사 만루 기회에서 하주석의 희생플라이, 힐리의 적시타, 최재훈의 유격수 땅볼 등을 묶어낸 1군팀이 3-1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날 경기는 5회초 퓨처스팀의 이닝이 아웃카운트 네 개로 끝나고 6회말 1군팀의 이닝이 아웃카운트 두 개로 끝나는 등 수베로 감독의 뜻에 따라 탄력적으로 진행됐다.

수베로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카펜터의 구위를 좋게 봤다. 김이환도 인상적이었다”면서 멀티히트를 친 힐리에 대해서는 “퀄리티 있는 타격을 선보였다”고 호평했다.

한화 외국인 투수 카펜터가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퓨처스팀과의 청백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그러면서 메이저리그 스타일인 40인 로스터로 팀을 운용하겠다는 의중도 내비쳤다. 40인 로스터는 KBO 리그에는 없는 제도로 KBO 리그는 1군 엔트리를 정규시즌에는 28명 등록, 26명 출전으로 쓰고 있다. 수베로 감독의 계획은 준주전급 선수들을 퓨처스팀에서 10명 이상 대기시키며 언제든 투입할 수 있는 자원으로 육성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수베로 감독은 “퓨처스 선수들을 관리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체적인 팀 로스터 관리는 프런트에서 해야 한다”면서도 “1군 감독으로서 퓨처스 선수들에 관한 보고를 받으며 운영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공격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특히 주루에 있어 과감성을 주문했다. 수비도 시프트를 이용하면서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대전|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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