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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또 돈 푸는 청년고용대책, 끊임없는 헛발질

입력 2021. 03. 03. 18:01 수정 2021. 03. 0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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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3일 청년고용 대책을 내놨다.

돈을 풀어 일자리를 해결할 수 있다면 청년고용은 진작 사라졌어야 마땅하다.

이번에 나온 6조원짜리 청년고용 대책도 일회용 반창고를 하나 더 붙이는 격이다.

정부가 진심으로 청년실업 고질병을 풀 의지가 있다면 기득권 철옹성을 쌓은 강성 정규직 노조와 한판 붙을 각오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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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3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청년고용 활성화 대책을 브리핑하고 있다. 정부는 모두 5조 9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강성 정규직 노조가 연공제를 고수하는 한 청년실업은 쉽게 풀리지 않을 걸로 본다. 연공제는 햇수가 쌓이면 임금이 저절로 오르는 구조다. 기업은 비정규직을 늘리거나 신규 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이때 가장 큰 피해자는 청년층이다. /사진=뉴스1
정부가 3일 청년고용 대책을 내놨다. 기존 4조4000억원에 1조5000억원을 얹어 총 5조9000억원을 푸는 게 핵심이다. 이 돈으로 청년층에 104만명 플러스 알파의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청년고용은 부동산을 닮았다. 대책은 잦지만 효과는 없다. 오히려 부작용만 키운다. 이번 대책도 다르지 않다.

돈을 풀어 일자리를 해결할 수 있다면 청년고용은 진작 사라졌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일자리 사정은 갈수록 나빠진다. 지난해 청년고용률은 42.2%로 몇 해째 진전이 없다. 청년 체감실업률은 25.1%로 되레 전년비 2.2% 높아졌다. 청년 네 명 중 한 명꼴로 일자리가 없다는 뜻이다. 돈으로 하는 일자리 실험은 거듭 실패로 확인됐다. 그런데도 정부는 또 돈을 들고 나왔다. 엉터리 옹고집이 아닐 수 없다.

이철승 교수(서강대)는 화제의 책 '불평등의 세대'에서 정규직 노조와 자본(기업)의 '의도하지 않은 공모'를 청년실업의 근본원인으로 꼽는다. 정규직은 연공제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햇수가 쌓이면 저절로 임금이 오른다. 이때 기업은 두 가지 방식으로 대응한다. 해고가 쉬운 비정규직을 늘리거나 신규채용을 줄이는 것이다. 둘 다 청년층이 피해자다. 이 교수는 "노동시장 구조가 '신분계급화'의 초입에 진입했다"면서 연공제를 직무급 또는 연봉제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하지만 문재인정부는 정확히 거꾸로 갔다. 출범 첫해인 2017년 9월 문 정부는 이른바 양대지침을 폐지했다. 노동계에 준 첫 선물이다. 박근혜정부가 도입한 양대지침은 저성과자 해고를 허용하고, 취업규칙 변경을 쉽게 바꾼 것이 핵심이다. 이러니 청년고용 시장이 살아날 턱이 없다. 일자리정부에서 일자리가 사라지는 모순은 따지고 보면 자업자득이다.

이번에 나온 6조원짜리 청년고용 대책도 일회용 반창고를 하나 더 붙이는 격이다. 정부가 진심으로 청년실업 고질병을 풀 의지가 있다면 기득권 철옹성을 쌓은 강성 정규직 노조와 한판 붙을 각오를 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지금처럼 예산만 축내서는 청년들의 일자리 고통을 줄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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