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급·44세 이하' 여직원만..소장실 청소시킨 보건소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 업무로 바쁜 직원들에게 소장실 청소까지 하라는 보건소가 있습니다. 그것도 7급 이하, 45살 아래의 여직원들에게만 시켰습니다.
조소희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 남동구 보건소 직원들이 업무 정보를 공유하는 통신망입니다.
'소장님 방 청소 관련'이라는 공지가 눈에 띕니다.
컵씻기는 물론 테이블이나 책상, 사탕바구니를 정리하라고 적혀있습니다.
소장님 지시사항이라며, 반드시 오전에 일찍 출근해 주전자 물을 가득 채워놓으라고 강조합니다.
[A씨/보건소 직원 : 화장실 옆에 있는 정수기는 쓰지 말아라. 받은 물은 좀 찜찜하다. 다른 데서 받아다가 끓여라.]
청소 담당자가 갖춰야 할 기준도 있습니다.
보건소 내 7급 이하 여자인 정규직에, 나이도 마흔 네살까지여야 합니다.
[A씨/보건소 직원 : 남자 직원들이 하면 깔끔하게 청소가 안 되고 찜찜하다(고 하셨다고.)]
40여 명의 직원이 당번을 정해 청소를 맡았습니다.
모두 의료와 관련한 별도의 고유 업무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백신 접종을 비롯해 코로나 관련 업무가 늘어난 요즘, 이런 가욋일은 더 큰 부담입니다.
[A씨/보건소 직원 : 한창 바쁠 때는 새벽 1~2시에 퇴근할 때도 있고 밤에 늦게라도 대충 정리해 놓고 가야 아침에 일찍 (청소) 준비를 해야 하니까.]
해당 보건소를 찾아가 봤습니다.
여직원이 청소하는 줄 몰랐다고 해명합니다.
[박모 씨/보건소장 : 강요하지는 않아요, 그런 거를. (그래도) 심부름시키고 차 타오라고 하고 안 시키니까.]
시정하겠다고 하면서도,
[보건소 관계자 : 아직은 고정관념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요.]
같은 4급인 시청 공무원과 달리 보건소장은 비서가 없어서 벌어진 일이라며 앞으론 남녀 직원 모두에게 청소를 맡기겠다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보건소 관계자 : 결국 대안은 전 직원을 돌리는 게 순번을 정해서 가장 현재로선 최선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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