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① "돈 필요해 휴대폰 팔았는데"..빚더미에 범죄 연루까지
[KBS 광주]
[앵커]
당장 돈이 급한데 빌릴 곳이 없으면 막막하죠.
휴대전화를 개통해 넘기면 현금을 주는 이른바 휴대전화 '깡'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이렇게 돈을 받았다가 자신도 모르는 휴대전화가 개통돼 단말기 값이 청구되고 범죄에까지 연루되는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실태를 집중 취재했습니다.
먼저 김정대 기자가 피해자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월세와 생계비로 돈이 급했던 20대 김 모 씨.
직장도 없고, 신용등급도 낮아 대출이 어렵던 차에 인터넷에서 휴대폰 개통 대출을 접했습니다.
신용도와 관계없이 본인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하고 기기를 넘기기만 하면 그 자리에서 현금을 준다는 겁니다.
[김 모 씨/음성변조 : "(대출이) 시중 은행권에서는 잘 안돼서 대부나 그런 쪽으로 알아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백만 원이 넘는 최신 휴대폰을 업자에게 넘겨받은 돈은 수수료 등을 빼고 남은 현금 50만 원.
이후 김씨는 자신도 모르는 휴대폰이 더 개통돼 기기값으로만 수백만 원을 물게 됐습니다.
업자에게 개인정보를 알려준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최 모 씨는 업자에게 넘긴 휴대폰이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사용돼 수사기관으로부터 공범 의혹을 샀습니다.
[최 모 씨/음성변조 : "(대출업자에게) 저도 당해서 일주일 있다가 다 정지시키고 그랬는데. 그 사이에 돈이 왔다 갔다 하고 그랬더라고요."]
최씨는 무혐의로 풀려났지만 자신 명의로 여러 대의 휴대폰이 개통돼 천만 원이 넘는 채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인터넷과 SNS상에는 휴대폰 개통 대출이나 자기 스스로 구제한다는 뜻의 내 구제 대출로 불리지만, 실상은 피해자가 휴대폰 등을 할부로 구매하게 한 뒤 헐값에 매입하는 수법으로 파악됩니다.
사회경험이 적고 대출이 어려운 사회 초년생들이 주로 피해를 봤습니다.
[주세연/광주청년드림은행 센터장 : "해마다 10% 이상의 청년분들이 불법 금융 대출에 노출돼 있어요. 본인에 대한 자책감도 되게 높고 문제는 주변에 얘기하기도 사실 쉽지 않아서 계속 음지화되고..."]
현재 광주지역 청년 금융피해 상담기구에 접수된 대출을 미끼로 한 휴대폰 개통피해는 확인된 것만 90여 건에 달합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김정대 기자 (kongmye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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