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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국①] 정계진출 암시..대선판 흔들린다

정계성 입력 2021. 03. 04. 00:00 수정 2021. 03. 04.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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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중수청법 드라이브, 본격적으로 반기
"검수완박은 부패완판" 작심한 듯 강경 발언
내용상·형식상 '대선출마 선언' 해석
정치권 예의주시.."지금부터 윤석열의 시간"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월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를 위해 이동하던 중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집권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드라이브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본격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사회적 권력자들의 부정부패를 막을 수 없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게 골자다. 윤 총장은 특히 중수청법을 "부패완판"(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법)이라고 표현하며 정치인을 방불케하는 화법도 동원했다.


3일 대구고검을 방문한 윤 총장은 중수청 설치법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작심한 듯 "헌법 정신에 크게 위배되는 것이고 국가와 정부의 헌법상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구고검 검사 및 수사관들과의 간담회에서는 "공정한 검찰은 국민 한사람 한사람 억울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고, 국민의 검찰은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지 말고 힘 있는 자도 원칙대로 처벌하여 상대적 약자인 국민을 보호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헌법상 책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수사는 재판의 준비과정이므로 수사지휘나 수사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송만 하는 것은 검찰의 폐지와 다름없고 검찰을 국가법무공단으로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검찰의 수사권이 폐지되면 재판 과정에서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의 지능화, 조직화된 부패를 처벌할 수 없게 되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후퇴하며 피해자는 국민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 총장의 중수청 반대 입장 표명이 단순하지 않은 이유는 전과 달리 정계 진출 의사가 비교적 뚜렷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민'과 '헌법'을 명분으로 권력에 대항하겠다는 내용적 측면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한 '대국민 직접 호소'라는 형식적 측면 모두 정치적 행동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지배적인 해석이다.


윤 총장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총장이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는데 이전에는 일선 검사들에게 한 당부였다면, 이번에는 국민께 직접 자신의 뜻을 밝혔다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며 "직을 걸겠다는 얘기는 정치 개시 선언이나 마찬가지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윤 총장이 정치에 입문할 것이냐 안 할 것이냐 분석한다는 것 자체가 이제는 무의미한 것 같다"며 "임명직 공무원의 입에서 헌법과 국민 얘기가 나온다는 것은 임명직 공직자 이상의, 선출직으로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풀이했다.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 총장이 의지를 밝힌 만큼, 차기 대선 판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2일부터 26일까지 유권자 2,5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 윤 총장은 15.5%의 지지율로 이재명 경기도지사(23.6%)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는 동률이었다. 한동안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지며 지지율 하향곡선을 그렸으나, 정계 진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만큼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중대 분수령은 더불어민주당의 중수청법 발의 시점이다. 직을 걸고 반대했던 윤 총장에게 사퇴할 명분이 완성되는 시기다. 4차 재난지원금으로 재보선을 치르려는 민주당은 일단 맞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조작 사건과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등에 대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윤 총장과의 충돌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장 소장은 "민주당이 공언한 대로 중수청법 3월 발의와 6월 처리가 진행된다면, 임기가 끝나기 전 윤 총장이 결단할 수 있는 시기가 온다"며 "야권에 뚜렷한 대선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당분간 국민과 여론의 관심은 윤 총장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 윤석열의 시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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