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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국③] 도발했는데 대응은?..여권의 속앓이

이유림 입력 2021. 03. 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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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에 발끈하면서도 전면전은 부담
검찰과 극명한 대립 때마다 지지율 급락
'명분 주지 말아야' 당내 속도조절 의견
검개특위 전체회의 4일 결론이 분수령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4·7 재보궐선거를 한 달 가량 앞두고 '윤석열'이란 돌발 변수가 터지면서 여권이 속앓이를 하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을 통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의 완전 박탈)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침)이란 표현으로 강하게 비판하고 "직을 걸고 막을 수 있다면 100번이라도 걸겠다"며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윤 총장이 사실상 정치인 행보를 하며 도발했다고 발끈했지만, 동시에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윤 총장과 전면전을 벌이는 상황을 부담스러워하는 기류도 읽힌다.


민주당이 가덕신공항특별법과 4차 재난지원금 등으로 선거 분위기를 한창 끌어올리던 상황에서 자칫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과거 조국 사태와 추·윤 갈등 국면 등 여권과 검찰이 극명하게 대립할 때마다 국정 지지율이 급락했던 학습 효과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간 민주당은 윤 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올해 7월까지 최대한 조용하게 지내는 것을 최선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윤 총장이 이례적으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작심 발언을 이어가는 등 강경하게 나오자, 민주당도 대응 수위를 결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윤 총장이 반발하는 이유가 중수청 신설을 통한 검수완박에 있기 때문에 민주당은 이에 대해 '고' 또는 '스톱'을 결정해야 한다.


만약 민주당이 '3월 발의·6월 처리' 원칙을 고수하고 끝내 윤 총장이 직을 내던진다면 정국은 큰 혼돈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월 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반면 윤 총장이 정부·여당에 각을 세울 명분을 만들어줄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중수청 설치법 발의 시점을 미루자는 의견도 민주당 내부에서 나왔다. 4·7 재보궐선거 이전에 발의했다가 의도하지 않게 선거의 쟁점으로 부상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검사 출신이자 당내 소신파로 분류되는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대통령 말씀대로 올해 시행된 수사권 개혁이 안착되고 범죄수사 대응 능력과 반부패 수사 역량이 후퇴하지 않도록 하는 데 우선 집중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 검찰개혁특위 소속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종적으로 언제 제정 또는 개정하느냐가 중요하지, 법안의 발의 시점 자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해 선거 이후로 늦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검찰개혁은 확고하게 추진할 것이다. 이것을 전제로 수사와 기소의 분리와 관련한 현안은 검찰개혁특위에 일임했다"며 "당 검찰개혁특위는 여러 가지 의견을 조율 중에 있고 당 지도부는 특위의 이런 논의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법안 발의가 선거 이후로 미뤄지냐'는 질문에는 "특별히 선거를 의식해 발의 시점을 조율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조율 기간이 길어지다 보면 선거 이후에 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 검찰개혁특위는 4일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중수청 설치법을 비롯한 검찰개혁 방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라, 이날 결론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여권 잠룡들은 '윤석열 때리기'로 저마다의 존재감을 보이려는 모습도 나타났다.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윤 총장이 지금 처신하는 걸 보면 행정 책임자다운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고 정치하는 사람의 모습"이라며 "검찰총장의 거취 부분을 대통령께 건의한다든지 그런 것도 고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언급을 자제하며 "검찰개혁 관련 의견이면 법무부를 통해 말씀해주시는 것이 더 일반적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경기도 국회의원 초청 정책협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은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이라고 말했다. 임명직 공무원으로서 이 말씀에 들어 있는 기준에 따라 행동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데일리안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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