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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또 정년 늘려달라는 완성차 노조

김일규 입력 2021. 03. 04.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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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국회 앞.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현대자동차, 기아, 한국GM 노조원 수십 명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정년이 65세로 연장될 경우 60~64세 추가 고용에 따른 비용은 한 해 15조9000억원에 달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조사에서도 2013년 정년 60세 법제화 이후 기업의 정년 연장 대상자가 100명 늘어날 때 청년 고용은 평균 22.1명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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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까지' 법제화 요구 시위
청년 일자리 뺏겠다는 것인가
김일규 산업부 기자 black0419@hankyung.com

3일 국회 앞.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현대자동차, 기아, 한국GM 노조원 수십 명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국민연금 수령 시기와 연계해 정년을 연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65세 정년을 법제화해 달라는 것이다. 노조원들은 “퇴직 후 20년도 더 남은 생애를 어떻게 살라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것을 고려하면 노조원들의 요구가 억지만은 아니다. 그러나 기득권을 가진 노조원 배만 불리는 식이어선 곤란하다는 목소리가 더 많다. 현대차의 남성 근로자 평균 근속연수는 19.5년이다. 평균 연봉은 9700만원 수준이다. 기아의 평균 근속연수는 이보다 많은 21.9년으로 평균 연봉은 8700만원이다. 과도한 연공적 임금제 덕분이다.

정년이 연장되면 기업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정년이 65세로 연장될 경우 60~64세 추가 고용에 따른 비용은 한 해 15조9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신규 채용 감소와 세대 간 일자리 경쟁으로 이어져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조사에서도 2013년 정년 60세 법제화 이후 기업의 정년 연장 대상자가 100명 늘어날 때 청년 고용은 평균 22.1명 줄었다. 게다가 현대차는 이미 노사 합의에 따라 정년 1년 연장과 다름없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60세 이상 정년 퇴직자가 희망하면 임금을 일정 수준 깎는 대신 1년 계약직으로 재채용하는 ‘시니어 촉탁제’다.

오히려 현대차의 생산 수요를 걷어차고 있는 것은 노조다. 현대차 노사는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생산하는 울산1공장의 생산라인 투입 인원을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투입 인원을 더 늘려달라는 게 노조 요구다. 아이오닉 5는 국내 사전계약 첫날 2만3760대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 대라도 더 생산해야 할 시기에 일할 기회를 날리고 있는 것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부품이 30%가량 적다. 그만큼 인력이 덜 필요한 게 사실이다. 현대차는 그럼에도 ‘구조조정은 없다’는 방침이다. 정년 퇴직자 증가에 따른 자연 감소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대로라면 2024년 현대차 국내공장 직원은 2019년 대비 16.7%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정년이 또 늘어나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진다. 누군가는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이다.

고령화에 따라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면 노사가 자율적으로 합의하도록 해야 한다. 법제화를 하더라도 호봉제 대신 직무급제 도입, 임금피크제 전면 확대도 병행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선거를 앞둔 정치권이 무턱대고 노조 요구만 받아들여선 모두가 곤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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