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 백신 접종 성공의 열쇠는 투명성

2021. 3. 4.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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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빼앗긴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백신 접종 대장정이 시작됐다.

백신 접종을 정치적 이슈로 이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

한국은 백신 접종 시작 이틀 만에 2만명을 돌파해 나흘 걸린 일본보다 빨랐다.

회복력 상위권 국가들은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강력한 방역 조치로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해 백신 접종 선두 국가보다 더 좋은 결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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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중 사회2부 선임기자


코로나19에 빼앗긴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백신 접종 대장정이 시작됐다. 돌아보면 지난해 2월 23일 해외 취재를 마치고 귀국한 뒤 맞이한 생경한 풍경은 어느새 일상이 됐고 속절없이 1년이 흘렀다. 하지만 이제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 면역이라는 분명한 목표가 생겼다. 그리고 매일 집계되는 백신 접종자 숫자가 늘어나면서 희망도 커질 것이다.

지난달 26일 첫 백신 접종 이후 이상반응 신고가 잇따르고 있으나 대부분 두통, 발열, 메스꺼움, 구토 등 경증이고 3일 이내 증상이 사라진다고 보건 당국은 설명했다. 다만,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가 연이어 발생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날 경기 고양의 한 요양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50대 남성이 심장 발작과 호흡 곤란을 일으켜 응급처치를 받았으나 숨졌다. 평택의 요양병원에서도 같은 백신을 맞은 뒤 중증 이상반응을 보인 60대 환자가 접종 나흘 만에 사망했다. 두 사람 모두 기저질환이 있었다고 한다. 보건 당국이 역학조사를 하고 있으니 지켜볼 일이다. 현재로선 사망 원인을 단정할 수 없지만 해외에서도 백신과 관련성이 확인된 사망 사례는 아직 없다. 그래도 당국은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을 철저히 밝혀 막연한 불안감이 증폭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백신 접종을 정치적 이슈로 이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 백신 접종 부진으로 혼란이 초래되기를 바라는 세력이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기에 하는 말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백신 접종을 둘러싼 소모적 논쟁보다 국민이 백신을 신뢰하고 접종에 적극 동참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상반응 신고 내용과 조치 결과 등 백신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백신 불신을 조장하는 가짜뉴스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언론도 팩트체크 등을 통해 정확한 사실을 보도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해야 할 책임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3·1절 기념사에서 “코로나 방역에 있어 정부가 시종일관 지켜온 제1의 원칙이 투명성이다. 백신 접종의 전략과 물량 확보, 접종 계획과 접종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우선 접종을 위한 부정청탁, 백신 관련 가짜 영상물 유포 등에 대한 신고를 받고 있다.

‘쥐어짜는 주사기’로 불리는 최소 잔여형(LDS) 주사기가 백신 1병당 접종 인원을 1~2명 늘릴 수 있어 백신 접종의 우군으로 떠올랐다. 특히 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해 진단키트에 이어 또 한번 K방역의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백신 접종 속도도 빠른 편이다. 한국은 백신 접종 시작 이틀 만에 2만명을 돌파해 나흘 걸린 일본보다 빨랐다. 하지만 접종률을 더 높여 11월 집단면역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을 더 많이 확보해야 한다. 백신 물량 확보에도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치밀하게 전략을 짜야 한다.

희망적인 소식은 또 있다. 블룸버그가 발표한 2월 코로나19 회복력 순위에서 한국이 전월 대비 4계단 상승한 8위를 차지했다. 이는 한 국가가 코로나19를 얼마나 잘 통제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인구 10만명당 확진자, 양성률, 백신 투여 및 확보율 등 11개 항목을 조사한다. 블룸버그는 한국을 언급하며 “백신 격차를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었다”고 긍정 평가했다. 회복력 상위권 국가들은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강력한 방역 조치로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해 백신 접종 선두 국가보다 더 좋은 결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바로 항체가 형성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방역의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 백신 접종률 1위 이스라엘이 최근 거리두기를 완화하자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김재중 사회2부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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