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조선일보

고양 50대·평택 60대, 아스트라 백신 맞은 뒤 사망

최은경 기자 입력 2021. 03. 04. 04:07 수정 2021. 03. 04. 13:33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호흡곤란·근육통 등 이상 반응
각각 심장·뇌혈관관련 기저질환
당국, 인과관계 있는지 역학 조사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장을 맡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3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예방접종 이상 반응 신고사례 및 조사 경과 등의 브리핑을 마친 뒤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에 배석자가 답변하던 중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1.3.3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시작된 코로나 백신 접종 엿새째인 3일 국내에서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가 처음으로 나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열어 “코로나 예방접종 후 사망으로 신고된 사례가 2건 보고돼 백신 접종과 사망의 인과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과 경기도에 따르면 사망자 두 명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뒤 수시간 뒤부터 이상 반응을 보이다 이날 오전 숨졌다. 첫 번째 사망자는 50대 남성으로 2일 오전 9시 30분쯤 고양 한 요양병원에서 백신을 맞았고, 11시간 후부터 가슴 통증, 메스꺼움, 호흡곤란 등이 나타나 3일 오전 7시쯤 사망했다. 두 번째 사망자는 평택 한 요양병원에 입원한 60대 남성으로 지난달 27일 오후 2시 30분쯤 백신을 맞았다. 이 환자는 접종 33시간 후부터 발열과 전신 근육통 등 이상 반응을 보였고, 3일 오전 10시쯤 숨졌다.

보건 당국은 의료 전문가로 구성된 피해조사반을 파견해 두 사례에 대해 역학 조사를 하고 있다. 백신 접종 때문에 사망한 것인지 인과관계를 확인하는 것이다. 사망자들은 각각 심장, 뇌혈관 관련 기저질환이 있어 요양병원에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청장은 “전문가 검토를 거친 뒤 최종 내용이 정리되면 신속히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했다.

호남권 화이자 백신 첫 접종 - 3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 의성관에 설치된 호남권역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코로나 백신 주사액을 맞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2일 하루 동안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 신고가 51건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광주전남사진기자단

보건 당국은 코로나 예방접종이 진행될수록 접종 후 사망 등 이상 반응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백신 접종자는 전날 하루 6만3644명이 추가돼, 누적 8만7428명으로 불어났다. 이 중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아나필락시스(전신 알레르기 쇼크 반응) 의심 증상자로 집계됐다. 다만 보건 당국은 의심자 3명 모두 접종 후 2시간 내 호흡곤란 등 아나필락시스와 유사한 증세를 보이는 ‘아나필락시스양' 의심 환자로 신고됐고, 2명은 이미 회복됐다고 밝혔다. 두통·발열·메스꺼움 등 가벼운 이상 반응은 204건 보고됐다. 접종 후 사망과 이상 반응은 모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에게서 확인됐다. 화이자 접종자는 1524명에 불과해 직접 비교는 어렵다.

정 청장은 앞으로 예방접종 후 사망 등 이상 사례가 늘어나더라도 백신에 대한 과도한 불안감을 갖기보단 순서대로 접종을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정 청장은 “전 세계 2억 명 이상이 이미 코로나 백신을 맞았으나 아나필락시스 외엔 중증 이상 반응이 보고되지 않았다”며 “어느 정도 안전성이 있는 백신들이 접종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앞서 해외에서 발생한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 중 백신과 인과관계가 확인된 건은 없다고도 했다. 영국의 경우 2월 14일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90만 회분이 접종됐으나, 이상 반응 보고는 3만1427건에 불과했다. 아나필락시스는 105건, 접종 후 사망은 205건이었다.

전문가들도 아직 ‘백신 부작용’을 우려하기엔 이르다고 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 백신을 맞는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대부분은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감염에 취약한 분들로 백신과 무관하게 자연 사망하는 사례가 있어 보인다”며 “백신 접종 전후로 사망자가 급격히 증가한 게 아닌 만큼 백신을 불신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아나필락시스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식품이나 약물 등에 노출됐을 때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해 호흡 곤란, 혈압 감소 등이 나타나는 급성 쇼크 증상을 뜻한다. 15~30분 내 증상이 나타나 빠르게 악화하는 게 일반적이다. 증상은 유사하지만 알레르기 반응에 의한 게 아닌 경우에 따로 구별해 ‘아나필락시스양(樣)’이라고 부른다.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