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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11시 콘서트' 거장 김용배 교수 "17년만에 고향 온 기분"

남정현 입력 2021. 03. 0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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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예술의전당 사장때 제안 시작
클래식 향유층 늘리고 매진행렬 대성공
'KT와 함께 마음을 담은 클래식' 새롭게 진행
공연 프로그램 짜고 무대 해설..26일 콘서트홀
[서울=뉴시스]지난 2월26일에 열린 'KT와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마음을 담은 클래식' 공연 현장(사진=예술의전당 제공)2021.03.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마티네'란 오전 시간을 일컫는 프랑스어 '마탱(matin)'에서 유래한 용어로 저녁 시간대보다 이른 시간에 개최하는 공연을 통칭한다. 음악회의 경우 오전 11시에 시작해 오후를 여는 음악회 형식을 일컫는 용어로 정착했는데, 마티네 콘서트가 한국에 정착한 때는 바로 예술의전당이 2004년 9월부터 시작한 '11시 콘서트'(매월 두 번째 목요일)가 등장하면서부터다.

현재까지 매 회차 매진을 이어가며 성공리에 진행되고 있는 이 '11시 콘서트'는 당시 예술의전당 사장이었던 김용배(67) 추계예술대학교 명예교수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11시 콘서트'를 기획한 이유는 두 가지였어요. 첫 번째는 클래식 향유층을 늘리는 것이었죠. 새로운 관객층에게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 알려주고, 자발적으로 클래식 공연에 발걸음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죠. 두 번째는 일찍 취침하는 노약자나 저녁에 시간이 없는 주부, 저녁에 일하는 사람들에게 클래식 공연을 들려주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어서였어요."

[서울=뉴시스]지난 2월26일에 열린 'KT와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마음을 담은 클래식' 공연 현장에서 김용배(67) 추계예술대학교 명예교수가 해설을 하고 있다.(사진=예술의전당 제공)2021.03.03 photo@newsis.com

'11시 콘서트'는 대성공이었다. 2회차부터 매진 행렬을 이어갔고, 예술의전당은 또 다른 마티네 콘서트인 '토요콘서트'를 2010년부터 선보였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오전 11시에 개최하는 '토요 콘서트'는 지휘자가 해설을 맡고 협주곡과 교향곡 전곡을 주로 연주했다. 이를 통해 클래식 입문자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11시 콘서트'와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그리고 '11시 콘서트'가 생긴 지 17년 만에 김용배 교수는 다시 새로운 마티네 콘서트와 함께 예술의전당으로 돌아왔다. 바로 '(KT와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마음을 담은 클래식'이 그것이다. '11시 콘서트'의 시작 때처럼 김 교수가 오랜 음악계의 경험을 바탕으로 매 회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프로그램을 짜고 해설을 맡는다.

그 소회를 묻는 질문에 김 교수는 "엄청나게 기쁘다. 말도 못하게 기쁘다. 옛날에 함께 일하던 전사들(직원들)과 다시 만나니까 너무 좋다. 고향으로 돌아온 기분"이라고 말하며 빙긋 웃었다.

그러면서도 앞의 두 마티네 콘서트와의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는 단호한 태도로 우문현답을 내놓았다.

"굳이 따지자면 11시 콘서트를 0 토요콘서트를 100으로 뒀을 때, 40 정도 된다고 할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새로운 개념의 오전 음악회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그저 관객들이 좋아하고, 새로운(클래식)관객을 유입시킬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물론 새로운 시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마음을 담은 클래식'에서는 젊은 지휘자와 작곡가를 발굴해 연주 기회를 제공하는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김 교수는 "30대 지휘자만 하더라도(무대에 설)기회가 있는데, 20대 지휘자는 기회가 없다. 가장 열정이 넘칠 때인데…이들에게 한, 두 곡을 맡겨 콘서트홀이라는 대형 무대에 서는 첫 경험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서울=뉴시스]지난 2월26일에 열린 'KT와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마음을 담은 클래식' 공연 현장(사진=예술의전당 제공)2021.03.03 photo@newsis.com

사실 '마음을 담은 클래식'이 앞선 두 마티네 콘서트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오케스트라에 있다. 매 연주마다 오케스트라를 달리 하는 앞의 두 콘서트와 달리 '마음을 담은 클래식'의 연주는 지휘자 이택주의 지휘 선도 아래 KT심포니오케스트라가 전담한다. 물론 협연자는 매번 바뀐다.

사실 예술의전당 입장에서는 세 번째 마티네 콘서트의 탄생이지만, KT심포니오케스트라의 입장에서 이번 시리즈 공연의 시작은 KT체임버홀(서울 양천구)에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로 공연장을 업그레이드하고, 악단의 규모를 확대하는 긍정적인 변화를 맞이하는 전환점이다.

김 교수는 "2009년에 KT에서 공익사업을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제가 단발성이 아니라 악단을 꾸려서 운영하면 좋겠다고 말했더니 흔쾌히 받아줬다. 악단을 위해 홀까지 만들어 줬죠. 그런데 아쉽게도 올해 6월에 KT체임버홀이 없어지게 됐다. 하지만 좋은 기회에 예술의전당으로 자리를 옮겨 악단의 규모도 키워 새로운 시리즈 공연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케스트라로서 굉장히 좋은 전기가 마련된 셈이다. 약 500석 정도의 공연장에서 2500석 정도의 공연장으로 장소가 변경되기 때문에 연주자가(연주할 때)느끼는 기분은 매우 다를 것이다. 더 좋은 환경에서 더 좋은 소리를 내는 방법을 깨달으며 더 좋은 연주자로 거듭나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26일 첫 번째 콘서트를 성공리에 마친 김 교수는 이미 3월과 4월 프로그램도 완성해 뒀다.

"3월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죠. 그만큼 3월 공연에서는 추운 음악과 따뜻한 음악을 함께 선보이고 싶다는 생각으로 프로그램을 짰습니다."

"4월의 프로그램은 약간 더 복잡합니다. '대조'가 주제라고 할 수 있죠. 작곡가는 순수한 음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작곡가와 음악으로 무엇인가를 묘사하는 작곡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또 18세기와 19세기 작곡가들이 음악을 표현하는 제재(재료)가 다르죠. 그런 것을 보여주는 한편, 마지막에는 프랑스 작곡가 중 두 사람을 대비시킬 예정입니다. 사람들이 듣기 좋은 음악을 만든 사람과 사람들의 인기에 부합하지 않으면서 종교 음악을 만든 사람의 음악을 비교하면서 들을 기회를 줄 예정입니다."

[서울=뉴시스]지난 2월26일에 열린 'KT와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마음을 담은 클래식' 공연 현장에서 김용배(67) 추계예술대학교 명예교수가 해설을 하고 있다.(사진=예술의전당 제공)2021.03.03 photo@newsis.com

17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클래식팬층의 확대'라는 일념 하에 마티네 콘서트를 새롭게 시작하는 김용배 교수는 "사람들이 새로운 것을 아는 것은 좋아한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걸 배우는 것은 싫어한다. 클래식을 알려주면서도 이것이 교육적인 것이 아니라는 시그널을 주는 수준으로 해설을 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마음을 담은 클래식'은 오는 26일, 4월23일 오전 11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관객을 찾는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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